
짧았던 자메이카 여행을 마치고 애틀란타로 돌아가는 날이다. 너무나도 짧은 일정 탓에 주요도시 겉에만 살짝 구경하는 일정이여서 진정한 자메이카의 모습을 알고 돌아갔다고 하기엔 아쉽지만, 오히려 다음을 기약할수 있어 다시 올 기대와 설렘이 남는 곳이다.

이제 진짜 공항으로 가는 시간, 일부러 공항이 가깝기도 하고 호텔에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서비스를 하여, 공항셔틀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무료인줄 알았던 이 서비스가 유료였던 것이다. 비행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자메이카 돈도 많이 남아, 그냥 공항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으로 이동하는 셔틀은 미니밴, 여러사람을 함께 태우고 갈줄 알았는데, 다행인지 아닌지 나만 태우고 이동했다. 공항까지 이동 하는데 걸린시간은 10분남짓. 이럴 줄 알았으면 호텔에 왔을때 처럼 조금 부지런히 준비해서 걸어갈 걸 그랬다. 10분 남짓 이동하는데 미달러로 $8이나 들었으니까!! 관광지라고 하더라도 자메이카 물가 정말 저렴하진 않은 것 같다.

비행시간이 다가온 만큼 서둘러 출국심사를 마치고 게이트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게이트에 비행기가 보이지 않았다. 비행기를 놓친 것일까? 생각이 들었고, 서둘러 항공편 안내를 찾아보니 그것 아니였다. 무슨일이지 하고 폰을 꺼내 공항 와이파이를 연결했다. 그리고 프론티어앱에 접속했다. 이게 왠걸 비행기가 3시간 딜레이 됨을 안내가 왔다.

하.. 이럴줄 알았으면 호텔에서 좀더 쉴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게 공항 구경 이곳 저곳을 하다. 그럼에도 시간이 많이 남아 모처럼 배낭족 시절 처럼 공항 노숙(?)을 하게 되었다. 라운지를 사용하고자 알아보았으나, 내가 가지고 있는 PP카드가 사용기한이 만료가 되어 사용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MBJ공항의 좌석은 팔걸이가 없는 좌석이다. 다시말해 누울수 있는 최고의 쉼터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콘센트 있는 곳을 찾았고 그곳에 자리를 잡아 눕고 앉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이게 뭐람 비행기 시간이 한번 더 연착이 되었다. 저녁에 선약이 있던 탓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미국의 다른 곳에서 오고 다른곳으로 가는 비행기는 계속에서 이착륙을 하는데 그런 비행기들을 보며 나좀 데려가라고 아우성거렸다.

저녁에 선약이 있던 친구에게, 비행기가 연착이 되었다고 알렸고, 그 친구 이야기를 들으니 애틀란타에 큰비가 내렸다고 했다. 애틀란타에서 비행기가 와야, 그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는데, 그 비행기가 애틀란타의 악천 후로 이곳에 오지 못한 것이다. 저녁 선약을 미룰수는 없어 조금 늦는다고 안내를 하고 먼저 준비를 하고, 시간을 보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렇게 3시간이였던 연착이 4시간으로 늘어났다. 연착에 대한 안내도 없고, 설명이 없어서 답답하했다. 비행기가 애틀란타에서 뜨지 않았다. 그 이유는 모른다. 나도 모르는데 어쩌라고 하는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욱이 제때 비행기가 출발했으면 벌써 애틀란타에 도착했을 시간이여서 더 그랬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상으로 생긴 일임을 알게 되었으나, 그 대처들이 아쉬울 뿐이다. 이제라도 돌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비행기가 딜레이 된것에 대해 승객들이 항공사 직원들에게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나만 그들의 응대와 대처에 불만을 가진 것이 아니였다. 대놓고 컴플레인 한 손님들은 대부분 흑인 손님들이 그러했다. 흑인 특유의 소울감으로 컴플레인을 하는데, 분위기가 순시간에 험악해졌다. 다행히도 공항 관계자가 제제를 하고 상황을 정리해서 무력충돌은 생기지 않았으나, 혹여 생겼다면 더 비행기가 딜레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렵사리 애틀란타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내가 탑승한 비행기는 에어버스 A320 기종. 3-3 좌석배열의 흔하디 흔한 비행기다. 저비용항공사이니 좌석에서 오는 안락함이나, 음료서비스 등은 당연히 없었다. 좌석마다 스크린이 있어 즐길거라 있거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패드를 열어 책을 보다. 어느 순간 잠에 빠져버렸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공항 노숙의 시간에서 노곤함, 저녁일정에 대한 초조함 등에서 온 피로감이 나를 휘감았으리라.

자메이카로 올땐 정말 기분이 좋았는데, 돌아갈땐 호텔공항택시, 비행기 딜레이 등으로 정말 이리 우여곡절이 많으니.. 괜히 자메이카에서 얻은 좋은 추억도 기억도 안좋아지려했다. 자메이카는 잘못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오며가며 손흔들며 인사해준 순박한 자메이카 사람들, 킹스톤 거리를 함께 누빈 스페인 배낭족 친구. 함께 해안가를 달린 자메이카의 길강아지와 길냥이.

의자에 앉아 함께 예배드리자고 의자를 양보하려한 임산부 자매. 잔돈이 부족해 물을 사지 못하던 내게 쿨하게 할인해준 마트 아저씨. 마지막 프론티어의 딜레이로인데 걍팍해진 마음이 짧았던 자메이카에서의 일정을 곱씹어보니 결코 나쁘지만은 않아 또 금새 풀어졌다. 역시 사람은 사람으로 상처받기도 하지만 사람으로 위로받는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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