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의 마지막 날. 벌써 애틀란타로 돌아가는 날이다. 9박10일간의 일정이 금새 지나갔다. 아쉽다. 이날은 특별히 사역일정은 없고 쉬고 돌아갈 준비를 하는 날이다. 그래서 오전일정으로는 어제와 동일하게 시내탐방을 했다. 어제와 같이 바쁘게 다닌것은 아니지만, 오늘도 나름대로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주셨다.
기억이 남는 곳은 La Bombonera. 아르헨티나 클럽축구 명문이 보카 주니어스의 홈구장이다. 아르헨티나 축구영웅인 마라도나가 1981-1982년까지 활동한 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경기장 주변에는 마라도나를 상징하는 기념물, 마라도나를 형상화한 기념품들이 곳곳에서 많이 팔고 있었다.
마라도나에 대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의 열정과 사랑을 알법했다. 2년도 채 안되는 기간동안 보카주니어스에서 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그리움과 열망이 곳곳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가 엄청난 활약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가 보카주니어스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국민영웅이다보니 당연한 것일 수 도 있겠다. 하기사 그의 이름을 따고, 그를 숭배하는 이단도 있다고 할 정도니까..
어쩌다보니 이날 일정은 선교사님내외분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러다보니 선교사님 내외분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어느 관광지를 지나가는데 선교사님이 말씀하셨다. "이곳에서 노방전도했으면 어땠을까?", "이렇게 많은 잃어버린 영혼들이 있는데...", 그러면서 내게 이야기 하셨다. "우연형제, 선교지가 특별한 곳에 있지 않아요. 선교지는 바로 잃어버린 영혼이 있는 곳이 바로 선교지에요."
그렇다. 선교지가 해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나님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면, 나부터 선교지이고, 직장에서 회사에서 마트에서 잃어버린 영혼이 있다면 그곳이 선교지이다. 교회 안에서도 복음을 아직 모르는 친구들이 있다면 교회도 마찬가지다. 선교지를 왜 멀리에만 있다고 생각했을까. 전도 대상자가 주변에 많음에도, 복음이 필요한 이웃, 복음이 갈급한 이웃이 내 근처에 있음에도 이것을 왜 인지하지 못했을까. 이것을 내게 하나님을 일깨워주시기 위해 굳이 미국을 떠나 멀리 아르헨티나땅까지 보내신 것은 아닐까.
이번 아르헨티나 선교 역시 특별했다. 성결교단이 한국에만 있을 것이라는 작은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준 일정이였다. 머나먼 남미땅에 성결교단의 선교부가 있고 또 현지인 목사들을 중심으로 교단이 세워지는 것에 놀라웠다. 정말 하나님의 계획과 꿈은 사람의 지혜로 헤아릴수 없음을 목도한 일정이였다. 이를 위해 이곳에서 선교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선교사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선교팀원들에게 감사하다. 예민한 팀장을 만나, 준비하는 과정부터 선교지에 도착해서까지 신경이 곤두서있는 내 모습에 피곤해할법도 한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또 각자 맡은바 임무를 성실하게 해내고, 네일 내일 구분치 않고 배려하며 섬기는 모습에 또 은혜가 되었다. 그들로부터 겸손을 배우고 배려를 배운 귀한 시간이다.
배낭족 시절 이후 두번째로 방문한 아르헨티나. 물론 배낭족 시절과 다른 목적으로 이곳을 방문했고,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곤 했다. 배낭족 시절엔 어찌보면 현실의 평범한 사람들을 만났고, 이번 일정에서는 그런 현실의 평범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자들을 만났다. 그들이 누구보다 형편이 낫다고 볼순 없지만, 그들은 그 누구보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평범한 한 영혼에 대한 애뜻한 마음은 그 누구보다 훌륭했다. 내가 그 마음을 따라갈 수 있을까. 도전받던 시간이다.
이 모든 상황과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이 시간 역시 이미 하나님이 계획하고 계셨고, 그의 섭리에 우리가 이곳에 왔고 각자에게 필요한 선물을 주셨다. 이 귀한 선물을 잘 간직하고, 흘려보내며, 하나님의 사랑을 알리고 나누는 우리가 되길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잊지 않고, 간직하며 감사하며 삶을 살아내길 기도한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하나님! 그리고 모두 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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