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포근하게 나를 덮던 따뜻한 공기가 조금씩 뜨거워지더니 나를 깨웠다. 역시 다들 아직도 자고 있다. 선교일정을 시작한지 벌써 긴 시간이 지났다. 화가 가득했던 마음이 조금은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 쉽게 그러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새벽마다 선교센터 예배당에서 하나님께 향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하나님. 여전히 마음에 답답함이 있고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오는 '화'이고, 어디서부터 오는 '분냄'입니까. '
'어지러운 이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세요.'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생각을 주셨다. '조급해 하지 말고 내가 이곳에서 네게 보여줄 것을 기대해라!'
'네 주님. 매일 같이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하나님의 생각과 꿈을 제게 보여주세요.'
그리고 묵상을 마치고 오늘 일정을 위해 준비했다. 오늘 방문하는 교회는 세곳, 그러나 복음제시 사역을 하는 곳은 두곳이다. 중간에 다시 선교센터를 들르기 어려운 동선이다. 그러다보니 몇일 전에 준비한 "봉다리 과자" 선물을 많이 준비해갔다. 선교센터에 차량이 많이 있지 않다보니, 선교사님들 개인차량도 이용하여 이동했다.
아침에 방문한 곳은 중생교회 이곳에서 아르헨티나 선교부 주관으로 찬양축제가 열렸다. 이전에는 교단에 상관없이 찬양축제를 열었다고 한다. 그러나보니 많은 실력자들이 참여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조촐하게(?) 선교부 소속 교회들만을 대상으로 하다모니 그런 실력자들은 많이 참석치 않았다고 한다.
아르헨티나 아이들도 그 어느나라와 마찬가지로 유튜브나 컴퓨터 게임 등에 빠져있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물론 축구 자체가 소울인 이 나라에서 밖에서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이야기 한다. 경제상황도 자꾸 나빠지다보니 아이들에게도 집안에만 있게끔 하는 환경이 되지 않았을까.
선교사님께서는 그래도 이 찬양축제에 많은 아이들이 참여해서 즐겁다며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이들이 집안에서 유튜브를 보고 컴퓨터 게임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찬양대회 예선을 준비하고, 본선을 준비하기위해 집안에서 하나님께 찬양드리고자 연습하고, 자연스래 가사로 하나님께 기도하며 영광돌리는 삶. 그리고 그 멜로디와 가사가 가족들에게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끼쳤겠나면서 즐거움을 나눔해주셨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다. 그저 음악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마지못해 참여하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고, 기쁨으로 참여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양"이라는 매개체로 선한 영향력을 준비하는 자신에게, 가족들에게, 방문하는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놀라운 순환을 가볍게 생각했다. 내겐 너무나도 익숙한 환경이여서 더욱 그러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 가치를 가볍게 본것은 아닐까.
중생교회 입구에 보면 기독교대한 성결교회의 교단 마크가 세겨져 있다. 이것이 내게는 큰 감동이였다. 팀원들은 이것이 주는 의미와 감동은 모를것이다. 성결교단에서 신앙생활을 헀고, 교단학교에서 대학공부를 했고, 여전히 교단교회에서 신앙을 이어나가는 내게는 무엇인가 특별하다. 아마 인솔한 목사님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동양선교회 소속 성서학원을 졸업한 정빈, 김상준 두 분이 한반도 복음화를 위해 세운 성결교회가, 광복 후 조국의 무너진 교회를 회복하기 위해 헌신한 이명직, 이성봉 목사님 기도의 결실이 흘러, 한반도를 넘어 미국에 오고, 미국을 넘어 아르헨티나로 이어져, 현지인들의 목회자가 세워지고 교단이 세워지며 남미 땅에 복음의 전초기지가 세워짐을 보았을 때, 하나님의 꿈은 놀랍고 사람의 생각으로는 헤아릴 수 없이 크심을 눈으로 목격했다.
하나님 안에서 신앙 선배의 기도, 청년들의 꿈, 성도들의 헌신이 서로 이어져, 주가 거하실 성전이 되어감에, 모퉁이 돌 되신 예수그리스도와 함께, 하나 되게 하신 성령 안에, 그것이 함께 세워져가고 함께 지어져 감을 바라볼 때, 그 자체가 크나큰 은혜다.
오후 일정으로 두개의 교회를 방문했다. 방문한 교회는 바로 밀알교회와 생명샘교회. 두 교회 모두 교단 소속의 교회이며, 현지인 목사들이 사역하는 교회다. 선교사님 인도에 따라 우리 선교팀을 방문한 성도들과 아이들에게 소개했고, 이어서 우리가 준비한 복으메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워십댄스, 간증, 마술, 무언극, 설교, 특송 순으로 행사는 진행되었다. 많은 아이들과 성도님들이 우리의 복음제시 프로그램을 보고 인상깊어했고 즐거워했다. 복음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아이들도 있었다. 대단한 것을 준비한 것은 아닌데 흥미로워하고 재미있어하는 이들을 보니 또 하나님이 작은일도 사용하시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한 청년이 내게 왔다. 그러면서 스페인어로 무어라 이야기 했다. 알아들을 수 없었다. 현지 스텝의 도움을 받아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그는 '마지막 찬양의 가사가 따뜻해서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전에도 봤던 무언극이여서 내용은 익숙했지만 오늘은 감동이 더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서로 말을 통하지는 않지만, 찬양으로 무언극으로 우리의 마음을 그들에게 전하고, 그들은 우리의 마음에 화답하며 모두 하나님 안에서 하나되는 시간을 가졌다. 언어가 다르고, 표현방법이 달라도 하나님과 동행한다며 서로를 축복하고 격려할수 있음을 목도한 시간이다.
'✈AMERICA🌎 > Argentin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르헨티나 뒷이야기-9] 어렵고 버거운 와중에 핀 그들의 꿈 (1) | 2024.02.10 |
---|---|
[아르헨티나 뒷이야기-8] 흘려보낸 사랑, 결실의 은혜 (2) | 2024.02.02 |
[아르헨티나 뒷이야기-6] 하나님을 전하는 삶이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까? (1) | 2024.01.19 |
[아르헨티나 뒷이야기-5] 본디 건강에 안좋은 것이 맛난법이죠! (2) | 2024.01.19 |
[아르헨티나 뒷이야기-4] 지구는... "그냥 좋다" (0) | 2024.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