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E-Book을 구입해놓고 다른 책을 읽는다거나, 다른 일을 한다거나, 피곤하다는 이유 등 온갖 핑계를 대면서 미루고 미루다, 지난달에서야 완독한 책이다. 책 내용이 어렵거나, 지루하지는 않다. 관심있는 주제여서 금새 읽을법도 했는데… 그저 게을렀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 이 책은 세계 분쟁 지역 전문, 다큐멘터리 PD인 김영미 작가가 자신의 취재 경험을, 언제나 집에서 묵묵히 엄마를 기다려준 아들에게 그간의 경험을 이야기로 전해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책이다.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단순하다. 제목에서 끌림이 있었다. 평화로워 보이는 이 지구는 알고보면 세계 곳곳에서 싸우며 다투는 존재들이 있고, 일부의 위정자들의 욕심으로 인해 엄하게도 평범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현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래 이 책에 손이 갔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결재가 된 뒤였다.
이 책은 세계 분쟁지역 13개국을 대물림되는 전쟁, 독립을 위한 전쟁, 더 가지고 싶은 자의 전쟁, 가난이 부른 전쟁이란 4 가지 주제로 분류하고 있다.
책의 문제는 간결하다. 앞에서 언급했듯 아들에게 설명하는 톤으로 글을 구성하고 있어서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리고 분쟁지역 나라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한국사와 연계한 역사 흐름을 안내하고 있어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나라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었다.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모든 세계 분쟁의 배경에는 종교, 과거 서구 제국주의의 만행, 강대국의 이해관계로 발생한 분쟁이자 싸움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대물림되는 전쟁'에서는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부터 대를 이어 되풀이 되는 증오와 폭력이 현재까지 이어짐을 소개하고 있다. 중동전쟁과 팔레스타인 난민과의 갈등으로 혼란에 빠진 레바논, 탈레반 세력의 서구에 대한 도전 그리고 빈 라덴을 체로를 빌미로 침공한 미국과의 전쟁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아프가니스탄, 내로남불의 대명사 영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듀랜트 라인 주변의 거주하는 파슈툰족과 관련한 갈등의 파키스탄을 소개하고 있다.
'독립을 위한 전쟁'에서는 독립을 위해 기나긴 투쟁을 겪었거나, 투쟁 중인 민족들을 안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압제와 탄압 속에서 굴복하지 않고 결국 독립을 쟁취한 동티모르. 무장투쟁 끝에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꾀했으나, 석유자원을 눈독들인 러시아의 재침공으로 종교전쟁으로 재편된 체첸.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중국의 분쟁과 그들의 욕심으로 폭력과 탄압속에 독립을 꿈꾸는 카슈미르. 이라크, 튀르키에, 시리아에게 무시당하고 차별당하며 언제나 서구 강대국에게 이용만 당하고 배신당하며 정처없는 유랑의 삶을 살아가는 쿠르드족의 이야기를 안내하고 있다.
'더 가지고 싶은 자의 전쟁'은 석유, 땅, 다이아몬드 등 자원과 부를 차지하려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싸움을 소개하고 있다. 석유 이권을 목적으로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 그런 이라크를 돕겠다며 들어온 알카에다와 무자헤딘 이들의 난립으로 혼란을 거듭한 이라크. 벨푸어 선언으로 건국된 이스라엘과 그로 인해 생겨난 팔레스타인 난민과의 끝없는 분쟁.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둘러싼 권력자들의 다툼과 탐욕 그로 인해 희생된 소년병들과 그의 가족들의 아픔이 담긴 시에라리온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가난이 부른 전쟁' 은 빈곤으로 인해, 살기위해서 전쟁에 내몰리는 여러 나라의 내용을 담았다. 극심한 빈곤과 가난, 극단적인 정부의 무능으로 인한 무정부 상태 그로부터 발생한 기아와 폭력, 살고자 모든 국민을 해적의 세계로 보내게 한 소말리아. 마약을 판매하려는자, 마약을 뿌리채 제거하려는자, 마약을 둘러싼 끝없는 전쟁에 돌입한 콜롬비아. 장기간의 군부독재에 맞서 정권교체에 성공했으나, 로힝야족 탄압으로 오점을 남긴 미얀마의 이야기 등을 만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의 욕심으로 누군가의 고집으로 누군가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누군가는 고통받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있는데, 애써 우리가 그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돌아본다. 사람으로서 삶의 도리가 소외받고 버림받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찾아가 위로하고 사랑을 나누며 힘을 복돋아 주는 것이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자 덕이 아닐까?
그들이 우리와 관련이 없고, 그들의 아픔이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더래도, 우리는 그들의 속상함에 공감해야 하고, 그들의 고통을 나누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늘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과거의 전범국의 위정자들 같은, 사람의 탈을 쓴 괴물이 나타나는 어리석은 결과가 덜 나오지 않을까? 이웃들이 받는 고통을 흘려듣거나, 공감을 능력을 잃어버린다면 결국 폭력에 둔감한 사회로 또다른 전쟁을 낳는 그런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나저나 한번쯤 다시 들려보거나, 방문하고 싶은데... 또 기회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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