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글로 책을 구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해외배송으로 구입 할 수 있지만, 책값보다 배송비가 더 비싼, 배보다 배꼽이 더 큰것이 현실이다.그래서 요즘은 E-Book으로 책을 읽고 있다. 아직은 종이책이 익숙하지만, 종이책의 익숙함보다, 통장 잔고가 줄어드는 것이 더 두렵다.
올해 첫 책읽기 도서로 "공간의 미래"를 택했다. 직업특성상 장거리 운전 중에 '세바시' 영상을 본다. 우연찮게 유현준 교수의 강연을 듣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의 저서에 관심이 갔다. 그리고 독서목록표에 작성을 해두고서, 이제서야 그의 책을 읽게 되었다.
건축가이자 교수인 유현준은 대한민국 대중들에게 가장 알려진 건축가가 아닐까 생각이든다. TV방송 등을 통해 여러가지 문화나 현상,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건축가로서 해석을 보여주었고, 그 해석이 대중들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와 사랑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의 저서 '공간의 미래'는 코로나로 인해 급속도로 바뀌는 시대 변화, 비대면화, 개인화, 파편화, 디지털화 등의 사회변화가 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재구성 되어 갈지에 대해 그의 생각을 엿볼수 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진행되어 왔으나, 코로나가 촉매제가 되어 가속화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는 집, 학교, 직장 그리고 종교시설들이 기존에는 어떤 역할을 해왔고,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이야기 하며, 앞으로 이 공간들이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보게 될것이고,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각 파트마다 단순히 공간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지 않는다, 주거 공간에서는 청년층과, 서민층의 주거 문제 해결에 대한 그만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고, 교육 공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효율성에서 창의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과감한 방향성을 제안하고 있다.
규정화된 학교, 규격화된 학교를 다녀본 세대로서 이 제안에는 큰 공감이 되었다. 결코 가난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미래가 아닐까? 그의 말대로 '미래는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니까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도시가 해체 될 것이라는 일부 주장을 그는 오히려 인류는 서로 모여 살면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그 위기들을 그간 극복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그의 의견에 동의할 수 있었다. 인류의 역사는 시공간 확장의 역사다. 코로나로 나의 공간이 줄어들어 코로나 블루가 찾아온다고 하지만, 그와 더불어 공간의 소중함을,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본능적으로 인류는 자각하고 있다.
반디앤루이스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유현준 교수의 칼럼들을 모아서 출판한 도서다. 그래서 각주없이 본인의 주장이 많이 담겨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오히려 칼럼들을 엮은 책이라 그런지 그의 소신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등이 쉽게 다가와 큰 허들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인류 문명의 역사는 시공간 확장의 역사다. 앞으로 기존의 공간이 어떻게 해체가 되고 재구성이 될까. 흥미진진한 미래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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