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벤에셀 교회를 방문했다. 앞서 방문한 교회들보다 작은 교회이고 시설도 가장 열악하다. 예배당은 건축은 얼추 완성이 되었으나, 교회 옆 교육공간은 계속 짓고 있는 중이다. 외벽은 만들어져있는데 지붕이나 문 등은 예산이 부족해서 생길때마다 조금씩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예배당도 얼추 완성이 되었지만 마감이 그렇게 좋지 많은 않았다. 벽돌로 지은 건물이여서 그런지 곳곳에 틈이 보이기도 했다. 비가오면 빗물이 들어올 것 같았다. 예배를 위한 최소한의 설비만 구비하고 있고, 방한, 방풍, 난방 시설은 전무하다. 교회 조명도 어둠을 내쫓기 위한 최소한의 조명만 있을 뿐이였다.
교회 바닥은 시멘트 바닥이다. 그래서 좁은 공간에 사람이 많다보니 먼지가 쉽게 날리곤 했다.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금새 목에 먼지가 끼는 상황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 환경에 익숙해 그려려니 하고 있었지만, 이곳 환경을 어린 시절 이후 접하지 못한 나와 전혀 접하지 못한 단원들은 조금 당황했을 것 같다.
점심시간. 아이들은 교회 내 공간이 부족하여, 교회 밖 공터에서 의자에 앉아 점심을 해결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부족해 일부 아이들은 벽돌을 의자 삼아 앉았서 식사 했다. 벽돌 위에 앉은 아이들 표정을 보니 별거 아니라는 듯 익숙한 표정을 지었는데 마음이 속상했다.
볼리비아에 와서 비움의 마음을 계속 주신다. 교회 내 예배시설이 아쉽다고 불평하고, 친교공간이 부족하다며 투덜거리던 내 모습을 회개하게 된다. 누구는 흙먼지가 날리는 곳에 미완성의 교회지만 그 공간만 있어도 감사하며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반면 훌륭한 예배공간이 있어도 그 안에서 작은불편함으로 인해 불평하며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나 돌아본다. 언제부터 예배 공간에 대해 불평을 하게 되었을까.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에 있어, 부가적인 것들이 무엇이 중요했을까, 왜 그런것에 집착하며 미련을 가졌을까. 본질은 저 뒤로 보내고 비본질을 앞세우며 하나님의 일이라고 내 욕심을 내세웠을까.
오늘의 사역도 어제와 동일하고 진행했다. 현지성도님들의 예배인도, 우리 단원들 소개, 워십댄스, 무언극, 특송, 간증, 설교, 그리고 기도회 순으로 오전일정을 마무리했다.
오후 일정도 어제와 동일했다. 어린아이들은 크래프트 활동을 했고, 그보다 나이가 있는 친구들은 체육활동을 했다. 앞선 교회들은 나름의 교육공간이 있어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었으나, 이래교회는 공간이 부족했다. 특히나 교회 주변이 돌이 많아 교회 밖에서 놀이를 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돌이 튀거나, 넘어지면 다치기 쉬운 환경이였다. 그래서 예배당 안에서 체육활동을 했다.
어린 아이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교육관에서 활동을 했다. 흙바닥에 의자를 가져다 두고 크래프트 활동을 했다. 뜨거운 햇빛과 흩날리는 먼지가 자욱한 곳에서도 우리가 준비한 활동에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호기심과 관심을 보이며 참여했다. 굉장히 열학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참여하는 아이들 모습이 짠하면서도 그 자체로 은혜가 되었다. 어린시절 유치부 사역할때 더 환경이 좋은 곳에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컴플레인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곳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그런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살아온 환경이 다름에서 오는 차이도 있겠지만, 작은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그들의 모습에 나의 신앙을 점검하게 된다. 자꾸 이것저것 채우려고 하고, 하나님이 계셔야 하는 곳에 엉뚱한 것을 세우며 만족하고 즐거워 하고 정신없게 지내지는 않았는지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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