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 일정을 마치고 다시 라파즈로 돌아가는 길이다. 단원들이 하나 둘 쓰러져갔다. 아무래도 여러번의 환승을 거쳐 볼리비아 라파즈에 왔고, 도착해서 체력을 회복할 시간 없이, 바로 우유니로 이동해서였을것이다. 라파즈에서 우유니로 이동하는 시간도 한두시간 걸리는 거리가 아니고, 일곱시간 넘게 걸리는 곳이다. 더욱이 이 길이 평탄한 길이 아니다보니 차에서 쉼도 쉽지 않을 것이다.
쉴틈없는 강행군의 일정과 고산병의 영향이 있다보니 단원들이 힘들어 했다. 어제까지 괜찮았던 친구가 아프고, 다 나아가던 친구가 다시 더 증세가 심해지고 있다. 코피, 배탈, 두통 증상도 다양하다. 원채 체질상 멀미도 잘 안하는 나로서는 조금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볼리비아로 오기 전, 볼리비아 여행 경험이 있던 내게 몇몇 친구들이 고산병에 대해 물어봤을때, 별거 아니라고 대답을 했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고산병으로 힘들어 하는 상황을 보고는 조금 미안해졌다. 돌아봤을때 과거 볼리비아를 왔을때 아르헨티나에서 칠레로 이동을 하며 안데스 산맥을 넘을 때 조금씩 고산지역에 익숙해져 있었고, 체질상 그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알게 되었다. 괜히 단원들에게 미안하다.
다들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타이레놀, 감기약, 멀미약들을 찾아서 투약하곤 잠을 청하고자 했다. 처음 의약품을 준비할때 얼마나 이것들을 사용하겠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이른 일정에 많은 약이 소진되었다. 처음 준비할때 이견대로 약을 넉넉하게 챙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물론 현지에서 약을 구할 수 있었겠지만, 말처럼 그것이 쉽지 않으니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내일부터 교회사역을 시작하는데, 걱정이다. 하나님의 신유의 역사, 치유의 역사가 밤사이에 일어나 속히 다들 치유되길 기도할 뿐이다.
얼마나 달렸을까. 다시 어제 점심을 먹은 오루로라는 동네에 도착했다. 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서 점심먹기에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그래서 공공화장실과 가까운곳에 주차를 하고 차안에서 식사를 했다. 메뉴는 치킨과 밥 그리고 감자튀김. 기름진 음식이다. 아무래도 속이 불편한 아이들은 음식을 생략하곤 그랬다. 맛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흔한 맛이다. 양도 적지도 많지도 않은 양이였다. 평소에 이렇게 먹어야 살이 찌지 않을텐데.. 관리 좀 해야겠다.
라파즈로 돌아가는 동안 나는 잠이 딱히 오지 않아 책을 읽었다. 딱히 책이 흥미롭진 않았다. 지루했다. 그래서 창밖을 보며 멍때리거나, 부족한 잠을 청해봤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라파즈에 가까워 질수록 차안이 시끄러워졌다. 단원들은 체력을 회복했는지, 하나 둘 일어나 삼삼오오 모여 초성게임, 노래 맞추기 등 게임을 했다. 다행이다. 주님의 은혜로 환경에 적응하며 조금씩 회복을 하는 모양이다.
저녁일정은 내일 사역 위한 준비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에게 나줘줄 선물을 포장하고, 각자 맡은 팀별로 모여 마무리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체력적으로 벅찬 상황임에도 드디어 내일 아이들을 만나 사역을 한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고 조금은 긴장 했다. 마지막으로 무언극팀이 남아 연습을 했다. 그간 출장, 야근 등으로 팀원들이 다같이 모여 연습을 많이 못했기 때문에 합이 잘 맞을까 긴장되었다. 그러나 각자 파트들을 다들 열심히 준비를 했고, 은근 합이 잘 맞았다. 그러나 내일 우리가 잘할수 있을지 살짝 걱정되었다.
‘하나님 그래도 우리가 볼리비아에 왔습니다. 다들 어떤 생각으로 볼리비아에 왔는지 모릅니다. 다들 하나님의 사랑에 응답하여 열정을 가지고 이곳에 왔으나 체력적으로 힘들어 합니다. 그럼에도 이곳에 먼저 와계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우리가 왔습니다. 비록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 속에서 버거워 하지만, 우리의 열정은 지치지 않았사오니, 이곳에서의 당신의 계획과 꿈을 우리 단원들에게 보여주세요. 그 꿈에 동참하는 시간 되어, 형통한 삶을 살아내는 우리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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