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 모든 볼리비아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오늘은 내일 귀국하기 앞서 휴시하고 재충전하는 날이다. 그래서 휴식과 더불어 지역문화 탐방차 라파즈 센트로를 구경가는 날이다. 평소와는 달리 조금은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했다. 산책을 하고 숙소 주변에 카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마침 이날은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가나의 경기가 있는 날이다. 그래서 몇몇 단원들은 축구경기를 보며 응원했다. 그러나 나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 방에서 사진과 글들을 정리했다.
방에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경기가 마치고 내려온 모양이다. 단원들의 표정이 썩 즐거워보이지 않은 것을 보니 우리나라가 졌구나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그랬다. 내용이 정말 아쉽다고들 했다. 같이 응원했으면 이겼을텐데 라고 누군가 이야기 했는데.. 글세.. 내가 응원하는 팀들은 묘하게 지던데...
점심식사를 하고 센트로 시장으로 이동했다. 5년만에 다시 찾은 이곳. 바뀐듯 바뀌지 않은듯 한 이곳이다. 가게의 배치나 가게들에서 판매하는 아이템들은 많이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찾는 신발이 없었다. 배낭족 시절만해도 볼리비아 패턴이 들어간 신발이 많이 있었는데 도통 보이지 않았다.
단원들은 이웃들에게, 가족들에게, 소그릅원들에게 나눌 선물들을 구입했다. 도통 쇼핑을 좋아하지 않고, 딱히 무엇을 줘야 할지 몰라, 단원들 선물 사는 것을 거들었다. 터구니 없는 가격을 상인이 부르고, 터구니 없는 가격으로 내려 부르고, 왔다갔다 흥정을 했다. 별거 아닌 흥정인데 모처럼 즐거웠다. 배낭족 시절 같았달까.
그렇게 단원들 장보기를 도와주다가 낯익은 브랜드를 발견했다. 'EKECOS' 볼리비아와 페루에서 스냅사진 작가로 활동하는 내 영원한 배낭족 파트너 '찰칵삼촌'이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선물로 주었던 브랜다.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가게에 들어갔다. 내게는 천국과 같았다. 맘에 드는 패턴이 들어간 신발들을 보고 다 사고 싶었다. 맘에 드는 신발의 색은 사이즈가 없었다. 결국 검정과 파란색만 남았는데 이전에 찰칵삼촌이 선물해준 파란색만 구입했다. 그런데 왜 굳이 하나만 구입했을까.. 어짜피 미국에선 구입할수도 없는데.. 둘다 살껄...왜 그랬지...
시장 구경을 하고 볼리비아 라파즈의 명물이자, 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텔레펠리코(케이블카)를 타러 이동했다. 대중교통이라고 하면 버스나 지하철, 트램을 보통 생각을 하는데 케이블카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사용하는게 이전에 방문했을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생소하다.
라파즈가 급격한 분지지형이고 언덕중턱에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래 케이블카가 대중교통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래도 산지를 깍고 뚫어가며 지하철 길을 만들기도 어려울 뿐더러 예산도 만만치 않았을것이고, 버스로 하자니 언덕에 길을 내고 확장하기엔 부지보상 문제 등 복잡한 문제들이 많았을 것이다. 여러면에서 케이블카가 가장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미국에 오래 생활한 단원들은 케이블카를 살면서 처음 타본다며 감격하는 친구들도 있고, 고소공포증으로 인해 무서워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미국은 뉴욕이나 LA 등 대도시 다운타운에 살지 않고서는 대부분 자차를 이용해 이동하기에, 대중교통을 탈일이 거의 없을 뿐더러 심지어 케이블카를 대중교통으로 활용할 일도 없기에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애틀란타만 하더라도 다운타운 외에는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다. 한인이 사는 동네는 가끔 버스가 오긴하지만, 배차 시간이 길어 대중교통 버스의 존재도 모르는 이들도 많다.
시장구경과 텔레펠리코 체험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와 볼리비아에 있는 동안, 낯선 환경에 적응못하고 힘들어하는 단원들을 달래주고 격려해주시며 보살펴주신 선교사님부부를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만남의 시간이 있으면, 곧 이별의 시간이 있고, 또 다른 만남을 기다리는게 삶이라지만, 이번 선교사님과의 만남과 이별의 순간은 정말 꿈과 같은 시간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차고 넘치는 귀한 시간이여서 그랬을까. 내일이면 선교사님들과 헤어진다는 생각에 모든 단원들이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그간의 감사와 사랑 그리고 은혜를 나누었다.
10여일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선교사님의 삶을 보며, 그분들이 그 누구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깊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볼리비아 땅을 사랑하는 모습을 볼때 감동이 되었다. 사소한 것 하나로 마음이 흐틀어지는 내 신앙을 깊이 반성하게 되는 기간이였다. 그들을 통해서 만날 수 없었던 볼리비아의 모습,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들의 살아온 세월은 아름답고, 복스러우며, 감사이자 사랑 그 자체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열정적으로 뜨겁게 감당해오신 박수훈-오사라 선교사님,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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