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년 볼리비아 단기선교 후기
벌써 볼리비아를 다시 다녀온 지 1년하고도 한 달이 지났다. 그때의 감동과 여운을 글로 남겼어야 했는데, 바쁜 일상을 핑계로 미루고 또 미루다 이제야 글을 정리하게 되었다. 글을 기다렸던 팀원들, 정말 미안!
2022년 볼리비아 단기선교,
2023년 아르헨티나 단기선교를 지나
2024년 다시금 볼리비아가 선교지로 결정되었다.
처음 볼리비아가 선교지로 정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큰 흥미나 설렘은 없었다. 당시 나는 청년부 임원으로 섬기고 있었기에 비교적 이 소식을 먼저 알게 되었고, 함께 임원으로 섬기던 분 역시 2022년 선교에 동행했기에 물어보니, 그도 “그때와는 달리 이번엔 별다른 감동이 없네”라고 답했다.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
더욱이 내게 볼리비아는 이미 몇 차례 여행과 선교로 방문했던 나라였기에, 새로운 기대보다는 익숙한 감정이 먼저 떠올랐다.

22년에 함께 다녀온 팀원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레 대화가 오갔다.
“너 이번에도 가볼 생각이야?”
“그때 만난 볼리비아 아이들 또 만나보고 싶지 않아?”
놀랍게도 많은 친구들이 “가고 싶다”, “허락된다면 신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누군가는 “그때 만난 아이들에게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으니까”라고 했고,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문득, 그때 만났던 아이들의 눈망울이 선하게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현실적인 고민과 부담이 있었음에도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신청서를 제출한 뒤였다. 하나님의 부르심이였을까?

이번 선교팀의 구성은 이전과 조금 달랐다.
2022년에는 30대 직장인들, 단기선교를 여러번 경험한 청년들이 많았다면,
이번 2024년 팀은 20대 직장인들과 처음 선교를 떠나는 청년들이 주를 이뤘다.
그 속엔 익숙한 얼굴들도 여럿 있었다. 다시 볼리비아에 가고 싶다던 1기 팀원들이다.
이미 한 번 다녀온 경험자들과 처음 선교에 임하는 청년들이 한 팀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선배 청년들이 새내기들에게 선교의 묘미를 전하는 팀’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 조합이 꽤 흥미로웠다.

선교를 준비하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팀 임원진을 선출하는 과정은 역시 사람의 뜻과 하나님의 뜻이 다를수 있음을 볼 수 있던 흥미롭던 시간이였고,
함께 가기로 했던 목사님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게 되는 속상한 일도 있었다.
또 찬양율동팀장과 워십팀장님의 열정을 따라가지 못해 연습은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고, 준비 과정 내내 쉽진 않았다. 몸치인 내가 팀원들에게 폐를 끼칠수는 없으니 새벽마다 저녁마다 연습했던 것은 안비밀!
하지만 돌아보면, 그 모든 과정이 결국 팀을 영적으로 단단하게 다듬어가는 하나님의 손길이었음을 느낀다.

다시 볼리비아로 향하는 짐을 꾸리며,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이전과 같은 경로 '애틀란타 → 마이애미 → 산타크루즈 → 라파즈' 총 세 번의 비행.
이미 한 번 겪은 여정이라 그런지 언제 쉬고, 어디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긴 비행은 고되고, 특히 작년 아르헨티나 선교처럼 한 번의 비행으로 목적지에 도착했던 일정과 비교하니 그 차이는 더 버겁게 느껴졌다.

그래도 볼리비아로 향하는 그 길,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오히려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2022년에 보았던 하나님의 기적과 부어주신 은혜,
순박했던 아이들의 웃음과 맑은 눈망울,
열정으로 찬양하고 말씀을 전하던 현지 목회자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이번엔 또 어떤 은혜를 경험하게 될까?’
‘이번엔 또 어떤 사랑을 알게 될까?’
‘이번엔 또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품은 채, 사진과 영상을 다시 들여다보며 하루를 정리했다. 비행기 안, 창밖으로 반짝이는 별들보다 더 밝고 생생한 설렘이 우리 팀원들의 얼굴에 가득했다.
그 표정을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기도했다.
“하나님!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실 것이지요?.
저 수많은 별들보다 더 크고 밝은 은혜의 선물을 허락해 주세요.”
어쩌면 근거 없는 자신감 같지만,
그 확신이 이번 여정의 첫 기도이자 첫 고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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