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일어나 뉴욕으로 이동하려고 했으나, 장시간의 운전 그리고 그에 따른 여독으로 인해 다들 늦잠을 자버렸다. 나가야 된다는 생각과 더 쉬고싶다는 사람의 욕구가 충돌하여 밍기적 밍기적 준비를 하다, 뇌가 슬슬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는 쉬고 싶다는 본능을 억눌렀다.
그리고 뉴욕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게 뭐람. 버스가 오지 않는다. 분명하 5분 뒤에 버스가 도착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곳에 왔는데, 구글지도상 안내를 해주던 그 버스는 이미 지나가고 없었다. 우리가 기다리는 시간동안 버스가 지나간적이 없는데.. 착한사람만 보이는 투명버스인지, 아니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람과 같이 지나갔는지 알수 없었다. 정말이지 대중교통 후진국 답다. 숙소에서 쉬다 다음버스를 기다릴까도 했지만, 구글에서 안내하는 정보와 실제 도착시간이 다를 것 같다는 불안감에 그냥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5분이였던 대기시간이 40분이 지나서야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하고, 현금으로 버스를 내고 탑승했다. 버스의 구조는 2-2구조의 오래된 관광버스의 모습이다. 학창시절 이런 버스를 타고 소풍을 가곤 했는데, 이런 버스를 타니 소풍을 가는 기분이 들었다. 나름 뉴져지에서 뉴욕으로 이동하는 것이니 소풍과 다를바 없으려나..심지어 톨게이트도 지나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넘어가는 톨게이트는 정말 비싸다. 대중교통없이 자차로 지나가려면.. 어휴 15불.. 터구니 없는 동네네요..)
계획보다는 한참이나 늦은시간에 도착한 뉴욕의 첫번째 목적지는 타임스퀘어! 연휴도 이유겠지만, 역시나 발디딜틈을 찾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뉴요커, 수많은 여행객, 그리고 더불어 이날은 이곳에서 브라질과 행사를 하게 되어 그 행사를 참여하기 위해 찾아온 브라질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나이지만, 이상하게나마 이날은 불쾌하지 않았다. 도시촌놈인 내가 도시에 와서 기분이 좋아진 것일까, 아니면 모처럼만의 여행으로 여행 DNA, 아드레날린이 내 몸을 지배하여 엔돌핀이 솓구치는 것일까.. 둘다 이려나.. 한동안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피로감 등이 있었는데 타임스퀘어를 밟는 것만으로 해소되는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오래 이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자리를 피해 밥먹을 곳을 찾아 나섰다. 뭔가 괜찮은 음식점을 찾고 싶었는데, 뉴욕 한복판인 멘하탄에서는 마땅한 가격의 시당을 찾을 수 없었다. 델리조차도 보이지 않았으니..브라질과 관련 행사하는 곳에서 델리들이 즐비했는데, 어처구니 없는 가격과 현금만 받았다. 행사 뽐뿌가 들어간 가격으로 얼마나 남겨먹으려는 것인지...
그렇게 정처없이 걷다 한 피자집이 눈에 들어왔다. 피자두조각과 음료에 가격이 5.99불. 뉴욕이라는 특수성을 생각할 때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이다. 두번 생각할 것 없이 바로 들어가 피자 두조각을 주문을 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가격이 10불이 넘었다. 금액이 이상하여 문의하니 밖에 간판에 적힌 가격은 평일의 스페셜한 가격이랜다. 어쩐지..
그리고 개인일정으로 잠시 우리와 헤어진 선배와 다시 합류하여 첼시마켓으로 이동했다. 첼시마켓 들어보긴했지만 왜 유명한지 몰랐던 곳이다. 세계여행을 할때도 굳이 들려야할 이유를 찾지 못해 온 곳이 아닌데, 일행들이 원해서 따라 나섰다. 이동하는 동안 이곳이 어떤 곳인지 살펴보았다.
본래 첼시마트가 위치한 첼시는 황량한 공장지대였는데, 예술가들이 모여 들면서 뉴욕의 문화 중심지로 변한 동네라고 한다. 오래된 건물들이 늘어선 멋들어진 이곳은 뉴요커들과 여행객들이 쉬고 갈 수 있는 곳으로 자리를 잡은 곳이라고 한다. 특히 이곳에 위치한 첼시 마켓은 공장을 개조해 들어선 대형 식품매장이다. 여전히 공장의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어 이곳을 방문한 모든 이들이 흥미로워 한다고 한다.(나는 그렇진 않았지만)
메마른 감성을 가진 나로서는 여전히 왜 이곳이 유명한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공장이 시장으로 바뀐 것이 특별하게 다가오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눈에 띄는 식재료나 물건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저 관광객 많고 혼잡한 그리고 비싼 도심한가운데 마트로만 보였다. 그렇지만 이것은 순전히 내 의견일뿐 대다수의 사람들은 신기로워 할 것같다.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들도 이곳에서 식재료나 주방용품을 구입하고, 이곳에는 시장 장인들이 만든 다양한 수제 식료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유기농 제품을 즐겨쓰는 분들에겐 필수로 들려야 하는 곳이다.
그렇게 감흥없는 첼시마트를 뒤로하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기위해 Staten Island Ferry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뉴저지로 넘어가는 페리가 있는데 이 페리를 타면 자유의 여신상 앞을 지나가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심지어 무료이니까!! 물론 돈을 내면 자유의 여신상 밑에 내려 구경하거나, 크루즈를 타면 그 앞을 지나가기도 한다. 뭐 투자한만큼 보는 것이기에 무료를 이용한 내가 더 가까이 안가준다고 불평할 것은 아니겠지. 그나저나 자유의 여신상을 원래 황동색이였는데 자연풍화작용으로 그 색이 변해 지금의 민트색이 되었다고 한다. 아! 뉴욕에서 페리를 탈때는 배 진행방향의 오른쪽, 그리고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넘어올때는 배 진행방향의 왼쪽에 자리를 잡아야 자유의 여신상을 편히 볼 수 있다. :)
여전히 월가에도 사람들이 많다. 뭐 뉴욕 멘하탄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지만, 살면서 한번쯤 들어본 뉴욕 지명의 동네는 관광객들이 정말 많다. 이곳 역시 그렇다. 이유는 월가를 상장하는 황소 동상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 황금소의 생식기를 만지면 복이 온다는 속설로 인해 정말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그리고는 다들 그곳(?)을 만져서 인지, 그 부분만 맨들맨들하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위해 산에 올라갔을때, 이스라엘 사람들이 황금소 우상을 만들었는데, 마치 이것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은연중 지나갔다. 그나저나 황소상 앞에 소녀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론가 옮긴다는 기사를 보았었는데 정말 이전했나 보다. (어디로 갔지..)
9.11테러가 일어난지 벌써 18년이 지났다. 당시 중학생이였고, 담임선생님이 관련 뉴스를 티비로 시청할 수 있게 해주었었는데,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인 쌍둥이 빌딩과 충동하는 그 영상은 조금은 충격적이였다. 이를 보고는 내 친구들은 철없이 '세계대전 다시 일어나는 것 아니냐', '미국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며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았는데, 실제로 이 테러를 계기로 실제로 지구 한편에는 이 테러를 일으킨 장본인을 잡기위한 전쟁이 일어났다. 그리고 미국은 여전히 무너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날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외국인들에게는 조금은 관심밖의 일이라 그런지, 외국인들보다 관광객들보다는 미국인들이 더 많이 보였다. 한번도 본토를 침공당했던 적이 없다고 자부했던 미국인들에게 처음으로 본토를 공격당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했으니 그 충격이 남달랐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도, 뭔지 모를 다짐을 하고 돌아가는 이들이 종종보였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걸어서 월가와 911메모리얼 센터를 보고 다시 차를 다고 베슬(Vessle)로 이동을 했다. 올해 3월15일에 오픈을 한 이곳은 마치 벌집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무려 2500개의 계단이 나선형으로 연결되어 있는 특이한 곳. 이곳에 입장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만이 입장을 할수 있다. 입장료는 예상과는 다르게 무료!! 아무래도 관심을 많이 받는 건물이고 인원통제가 필요하다 싶어 이런 정책을 쓰지 않았나 싶다. 내 일행도 사전에 입장예약을 했습니다만, 영업시간이 종료가 되어 들어가보지 못했다. 베슬 안에서 보는 뉴욕의 뷰가 정말 근사하다고 하던데 사뭇 아쉽다.
정말 정신없는 하루다. 하루에 몇곳을 돌아다니는지... 빛의 속도로 이곳저곳을 다 다니다보니 허기를 잊은채 여행을 했다. 그러다 늦은 저녁시간 갑자기 배고픔이 찾아왔다. 점심에 먹은 피자 두조각으로 몇만보를 걸었며 하루를 버텼으니..용하다.
그렇게 우리는 배고픔을 잊기 위해 230 Fiifh Roof Top으로 이동 했다. 바(Bar)를 겸한 레스토랑으로 알고 이동을 했는데, 이날은 노동절이라며 Dance Party를 진행했다. 어쩐지 입장할때 입장료를 요구하더라더니.. 이상하다 생각했었는데 이미 입장료를 내버려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뭐 별수 없이 그냥 이곳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멘하탄 야경과 사람들 노는 것을 구경했다. 아시안이 좀 있으면 친구라고 만들어볼까 했는데, 내겐 익숙치 않은 그림이라 이상하게 말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Dance Party라면서 왜 안하는지...
그렇게 맥주로 배고픈 속을 달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멘하탄에는 서울처럼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이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새벽까지 운영하는 피자집이 검색이 되었다. Joe's Pizza 라는 곳인데, 뉴욕 곳곳에 지점이 있는 체인이였다, 그 체인 중 한 곳을 찾았는데, 새벽까지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밤새 즐기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뉴요커들로 가득했다.
개인적으로 피자집 말고 김밥천국이 있다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는데.. 아직은 장미및 허상이겠죠? 언제쯤 뉴요커들이 한식의 맛을 알아, 미국 전역에 김밥천국이 퍼지는 낳이 올까요? 그나저나 우연찮게 들어간 이곳이 스파이더맨 오리지널 시리즈에 방영이 되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영화 기억을 더음어 보아도 기억에도 없는 곳인데, 그렇다고 홍보를 하고 있으니 믿어봐야겠죠.:)
피자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브루클린 브릿지로 이동했다. 어제 걸으려 했으나, 늦은 시간과,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감으로 되돌갔었는데, 재밌게도 오늘도 결국 늦은시간 그리고 오랜 걸음으로 피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이곳을 밤에 걸어 보겠냐는 명분을 내세워 걷기로 했죠. (물론 전 구간을 걸은 것은 아니지만요)
밤에 브루클린 브릿지를 걷는 것도 정말 운치 있었다. 맨하탄의 야경도 즐길 수 있고, 현대적이지 않은 다리 구조물들이 괜히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다리 중간중간에 경찰들이 배치가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치안이 서울처럼 좋지 못하다보니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그나저나 폰만지며 놀고 있던데..)
브루클린브릿지를 끝으로 숙소로 돌아가겠지.. 생각을 했건만.. 우리 일행들 무한체력이다. 지치지 않는다. 걷기 힘들다고 하더니..알다가도 모를 사람들이다. '새벽에 월가나 타임스퀘어 가면 사람들이 없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갑자기 다들 가자고 호들갑이다.(한가지 의견으로 몰아갈떄 엉뚱한 의견을 내면 찬물 끼얹는 매정한 사람으로 보이기에 묻어가기로 했다.)
다들 힘들이 어디서 났는지..나머지 에너지를 불태우기로 작정했나 보다. 그래서 월가, 타임스퀘어, UN본부, 양키스타디움 등을 찾아 나섰다. 월가에는 우리랑 같은 생각을 한 인도 여행객들이 몰려 있었다.
월가를 상장하는 소에 올라타거나 메달려서 사진찍는다거나 몰상식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 경찰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즐기고 있다. 경찰도 한 두번 경험한 것이 아닌지 제지할 생각도 없어보였다. 거참... 그렇지만 사람들이 낮보다 많지 않기에 이 청동 소와 나란이 서서 사진찍기 딱 좋은 시간대임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동한 타임스퀘어! 이곳은 생각보다 관광객들이 많았다. 3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전광판에서 나오는 밝은 빛들로 인해 낮처럼 밝기도 했고, 낮보다 밤이 더욱 유명한 곳이다 보니 이렇게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지 않았을까? 오랜만에 휘황 찬란한 간판들을 보니 고향에 온 기분이 들었다. 역시 도시촌놈은 어디를 못가는 것일까..
타임스퀘어를 들리고 양키스타디움과 유엔본부를 들린것 같은데.. 이상하리만큼 기억이 잘 안난다. 거의 가수면 상태에서 방문해서 그런지.. 사진 속 기억의 파편만 있을뿐 연결이 되지 않는다. 술을 많이 먹진 않았는데.. 솔직히 새벽까지 놀꺼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으니까, 낮에 텐션을 올린게 화근이다. 덕분에 가수면 관광을 즐겼다고 해야 할까? 이것도 용한 경험이다. 그래도 양키스타디움 이전까지 새벽 관광은 이번 뉴욕 여행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뉴욕에 오게 되면 새벽에 투어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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