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한 그림이 동네 곳곳 넘실대는 산 후안 마을 |
● San Juan La Laguna
▶ 인구 : 1.018만 (2002년)
▶ 면적 : 1,436mi²
후안과 작별인사를 하고 후안이 안내를 해준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 앞을 지나가는 트럭이 우리를 보고 멈추어 서서, 이내 우리를 태워주는 줄 알고 설레는 마음에 이동을 했는데, 자기길을 가버린다. 우리를 보고 무엇인가 이야기를 했는데, 스페인어를 할줄 모르니 이해를 못했을 뿐더러,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괜히 설랬다.
길을따라 20분정도 걸어가니 산후안 마을의 초입이 보였다. 마침 마트가 보여서 목을 축이고자 들어갔다., 병콜라가 있으면 마시고, 없으면 그냥 지나가려 했는데, 냉장고에 병콜라가 보인다. 또 이렇게 콜라의 유혹에 넘어간다. 뭐니뭐니 해도 콜라는 병으로 된 코카콜라가 세계 제일인 것 같다. 플라스틱 콜라, 캔 콜라는 따라 올 수 없을 정도의 청량감과 시원함이 있다.
이렇게 대낮부터 택이와 빈속에 콜라를 우겨넣었다. 더위를 병콜라를 해결하고 나니 괜히 졸음이 몰려왔다. 더위로 인해 조금 지친 모양이다. 그래서 마을을 돌아다니다 한적한 교회에 들어갔다. 낮잠을 잘 요량으로 자리를 잡았으나, 막상 쉬려고 누워보니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조심스래 가방에서 탄자니아에서 구입한 5500원 짜리 블루투스 스피커와 MP3을 꺼냈다.
매번 듣는 음악들을 들으며 쉼을 청했다. 맨날 듣는 오디오 트랙이지만, 질리지가 않는다. 물론 음악 취향이 다른 택이에게는 고난의 연속이다. 결국엔 택이가 자기 폰을 내 블루투스에 연결을 했다. 그러더니 자기 취향에 맞는 음악을 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더니, 막상 들어보니 택이의 사운드 트랙도 들을 만했다. 내 귀도 즐거웠는지 괜히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기분이였다.
그러면서 마음이 가는대로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장기 배낭족인 홈리스 남정네 두명이 무슨 진지한 이야기를 하겠는가, 그저 의미없는 이야기를 아줌마들 마냥 말을 이어가며 수다를 떨 뿐이다. 그러다 마냥 쉬는 것도 지쳐 슬슬 움직여 보았다. 산 후안 마을은 소문대로 마을 곳곳에 벽화들이 그려져 있는 조그마한 어촌마을 이였다.
일반 가정집에도, 식당에도, 공공기관 건물에도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이들의 일상이 그려진 소박한 그림도 있고, 식당을 홍보하기 위한 그림도 있었다. 그리고 이들 앞에 뛰어노는 아이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 동네 아주머니들, 그림속에 그려진 일상처럼 살아가는 산 후안의 마을 사람들을 보면 괜히 아빠미소가 들게 만들어준다. 괜히 평안함이 찾아왔다. 그리고는 바람과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바람이 인도해주는 길을 따라, 조용히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벽화를 만나고, 또 다시 사람들의 소리를 따라가다보면 또 새로운 그림을 만나고 할 수 있는 신기한 곳이다. 그저 바람이 안내해주는 길, 소리를 따라 뒤쫓아가다보면, 여행에 지친 피로, 도시 생활에 찌들어져 있던 여유 없던 조급함 등이 나도모르는 사이에 사라져 가고 있었다.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돌아가는 이들의 삶 속에 조금이나마 들어가 동화가 된 기분이다. 청명한 하늘과 푸르른 호숫물 그리고 색감이 살아움직여 생동감 넘치는 벽화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힘이 생기는 것 같다. 괜히 웃음이 나왔다. 알수 없는 즐거움으로 인해 함박웃음이 터져나왔다. 도시 촌놈으로 살아온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동네에서 불편한 것들 투성인데, 오히려 여유를 찾고.. 힘을 얻고 감사하게 되니 정말 지구는 넒고 여전히 배울 것이 많은 행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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