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D+314 독일] 전시물 조합이 어색하기 짝이 없는 페르가몬 박물관

베를린에는 여행자들이 많이가는 베를린 섬이란 곳이 있다.
말그대로 박물관들이 모여있는 섬이다. 내가 방문한 페르가몬, 구박물관, 신박물관,
국립회화관, 보데박물관, 베를린 돔 등이 있다.
이렇게 박물관들이 모여있다보니 배낭족들이 안찾을래야 안찾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심지어 베를린을 가로지르는 슈프레강 사이에 이 섬이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딱히 박물관들을 다 둘러볼 매력도 못느끼고, 시간도 없기에 페르가몬 박물관만
방문하기로 했다. 페르가몬이 나름 유명한 박물관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바티칸뮤지엄에서 기다린 줄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30분정도 기다리고 나니 그재서야 입장을 할 수 있었다.
티켓의 가격은 학생할인가 6유로. 카드로 계산하려고 하니, 고작 6유로 가지고
카드로 계산하냐고 하길래, 괜한 자존심에 현금으로 계산을 했다. 현금도 귀한데
왜 그랬을까;;

티켓은 학생할인을 받아 6유로, 재미난 것은 9유로(학생할인가)를 내면
박물관 섬에 있는 섬들을 방문할 수 있는 통합티켓을 판매하는 것. 시간의 여유가 있고
박물관 구경에 흥미를 느끼는 여행객이라면 통합티켓을 구입해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것 같다.

티켓 가격에는 오디오가이드가 포함되어 있다. 아쉽게도 지원하는 언어가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터키어, 일본어 등이다. 한국어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뭐 한국어 없는 곳이 한두군데였던가.

박물관 입장하기전 코트와 가방을 보관을 해야한다. 사진과 같이 겉옷을 직원들에게
맡겨도 되지만, 가방을 보관하려면 어짜피 사물함을 이용해야 하기에 사물함에
같이 넣어두어도 무방하다. 사물함 이용 디파짓은 1유로, 1유로 짜리 동전이나 2유로짜리
동전을 넣어야 사물함이 잠긴다. 물론 찾을 때 돌려주니 걱정마시길.

그리고 박물관에 입장,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것은 거대한 파란색 건물이
내 시야를 훔친다. 그것은 바로 바빌론의 아슈타르 문이 보입니다.
기원전 500-600년에 만들어진 바빌론 내부의 8번쨰 내성문을 통채로 떼 와서
이곳에 가져다 둔 것이다;;

2500년이나 지난 유물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코발트 블루로 칠해진 외벽과 사자, 말 등의 조각들이 훼손되지 않고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아슈타르 문을 따라 들어가면 로마시대의 유물이 나온다.
이곳에 있는 유물은 밀레토스의 시장문. 시장의 문이 이렇게 크다니
당시의 로마의 건축수준이나, 당시의 시장의 규모를 상상해보니

로마의 문명수준을 대충 가늠할 수 있었다. 심지어 서민들이 주로 이용했을
시장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하니...어느정도 번영한 문명인지 짐작이 되면서도
정말 그랬을까 하며 의구심도 들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탐험 고고싱??

그리고 올라간 2층. 이곳에는 이슬람권에서 훔쳐와주신(?) 물건들이 모여있어
이슬람 컬렉션이라고 부른다 터키, 요르단 등에서 가져온 유물들이지요.
칼리프 궁전의 외관이라든가, 기도처라든가 다양한 녀석들이 어색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페르가몬 박물관 역시,

동물원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양한 나라에서 정중하게 훔쳐(?)가져온 것들을 전시하고 있다.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은 시대의 건물들이

격실벽을 사이에 두고 전시가 되어있는 것을 보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출신과 지역이 다른 동물들이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어색한 포즈를 취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원래 자리로 돌아가 있다면, 이 녀석들이 그들의 본 매력을 발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강대국들이 넓을 아량으로 돌려줄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겠지..
그래도 조용히, '돌려주는 것 어때?' 하고 박물관 후기를 적어서 보내줘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