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
98세라는 많은 나이에도 사춘기 소년마냥, 할머니 얼굴만 봐도 미소가 끊이지 않는 할아버지.
89세의 나이로 어린 소녀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할머니의 '웃픈' 이야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옛 어르신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람은 죽어서 삼도천을 건너 옥황상제를 만나러 간다고 한다.
아마 감독은 이 이야기를 두고
뽑은 제목이라 생각된다.
(그나저나 옛이야기 토속신앙과 불교신앙의 짬뽕인거 같은데..)
자녀들은 모두 산골짜기를 떠나 도시로 나가고, 노부부(老夫婦)만이
신혼부부와 같이 알콩달콩 산다.
이 부부는 어디를 가든지 젊은연인 못지않게 멋진 커플한복을 입기도 하고,
손을 꼭 잡고 돌아다닙니다.
심지어
봄에는 어린이들처럼 꽃을 꺽어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에는 애들마냥 물장난을 치기도하고
가을에는 낙엽을 서로에게 날리고
겨울에는 서로의 눈사람을 만들어 주는
모습이
오늘날 쉽게 사랑을 나누고 헤어지고 하는
젊은친구들 혹은 어르신들의 모습과
사뭇 비교가 됩니다.
하지만 둘이 함께 지낸지
어언 76년.
할머니는 순간순간 기력이 쇠약해지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다음을 준비하고
할아버지 역시 더욱 더 할머니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장난치는 모습이 그저 아빠미소를 짓게 만들어 줍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조금은 불편한 마음도 생기기도 합니다.
바로 자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부모님이겠지요.
알콩달콩 부부가 사랑하며 지내는 것은 좋은데
자식들은
조금더 나와 가까이
아니
내가 편한 곳에 부모님을 끌고 오고파하는
자녀의 모습이겠지요
영화 중간에도
점점 약해져가는 부모님을 보며
자식들 간의 갈등이 그려진 모습이 나옵니다.
심지어 이들 부부 앞에서 한 남매는
부모님을 보살피는 문제를 가지고
욕을 하며 싸우는 씬이 있습니다.
서로가 가지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욕심이 되어
오히려 이들 부부에게 씁쓸함만 남기는 장면이 아닌지.
아마 대다수의 자녀들의 모습이
이런 이기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나는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하면서도
내 모습을 돌아보면...하하..
이렇게 매일 같이 친구처럼 지내다가
키우던 강아지 '꼬마'가 그 강을 건넌지 얼마 안가..
'꼬마'를 사랑하던 할아버지도 그 강을 건너게 됩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춥지말라고 평소 입던 옷을 태워서 보내주고..
그리고 마음 속에 담은 아이들에게 건내주라고 예쁘고 따뜻한 내복을 태워 보내줍니다.
거기서 따뜻하게 아이들과 기다리고 있으라고.
...
이들 부부가 평생 마음속에 담은 아이들에게
집착하고 살았다면 불행한 삶의 반복이었겠으나..
그러지 아니하고
서로를 의지하고 아껴주면서 보듬아주며 살아왔기에
그들을 모르는 내게도
사랑과 행복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잔잔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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