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에서 코로나 비상사태를 선언한 지 9일째. 외출이 가능 하지만 카페, 레스토랑, 영화관 등 만남의 장소(?)라고 할 수 있는 여가시설들이 모두 문을 닫고, 문을 열었더래도 투고(To go, Take out)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렇지만 장을 보러 가거나, 간단한 산책을 위한 나들이는 가능한다 물론 Social Distance(사회적 거리두기) 6ft를 유지하면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어디를 나갈 때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인들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이어서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그래서 내 지인들은 깜빡하고 마스크를 쓰고 안 나가도 다른 사람들이 모두 착용하고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은 미국. 미국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예방차원에서 착용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나 아픈 사람들이 남들에게 폐 끼치지 말라고 착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건강한 이들은 착용을 하지 않는 게 맞고 괜히 착용해서 오해 살 일을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최대한 외출을 자제를 하고 있다.
조지아주의 자택 대피령이 길어지니 자연스럽게 몸이 좀 쑤시기 시작했다. 적당히 따뜻한 햇살과 상쾌한 봄바람이 찌뿌둥한 몸을 자극했다. 코로나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답답함을 이겨내고자, 부모님이 보내주신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하고 길을 나섰다.
애틀랜타는 특색이 없다. 대전 같다고 해야 할까. '볼거리는 딱히 없지만, 심신이 편안한 동네' 이 표현이 딱인 것 같다. 물론 내가 주변에 놀거리가 무엇이 있는지 많이 알아보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을 할 때 '어디가봤니?'에 대한 주제가 나오면 기억이 남는 장소가 있다던가, 다양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애틀랜타 하면 떠오르는 트레일 코스인 스톤마운틴으로 향했다. 오랜만의 드라이브와 나들이로 걱정이 되긴 하지만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역시 사람은 햇살을 맞고 살아야 하고, 적당한 라이프 밸런스를 유지하고 살아야 하는 존재인가 보다.
다행히도 스톤마운틴은 관광객들을 통제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주세요'라는 안내만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생각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달리기 그리고 자전거를 타며 따분하고 한가로운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마스크는 없었지만.
당연하게도 스톤마운틴 정상을 향해 입산을 하는 이들도 마스크는 없었다. 코로나 위협으로부터 생존을 위해 물이나 화장지 사재기를 그렇게나 했으면서, 마스크는 왜 구하지 않는 것일까. 간간히 마스크를 쓴 입산객들이 보였지만, 그중에 대부분은 아시안들이었다. 마스크를 찾는 흑인이나 백인들을 찾는 것이 '월리를 찾아서'보다 어려웠다.
마스크를 쓰고 등산을 하는 것이 여간 쉬운 것이 아니었다. 길이 험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나들이를 하는 것이다 보니 숨이 조금 거칠어졌다. 이 거친 숨이 마스크에 막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마스크 안을 맴돌다 보니 답답했다. 거기에 마스크 사이로 꽃가루까지 더해지니 코가 막히고 숨이 거칠어졌다. 재채기와 기침이 생겼지만, 흑인이나 백인들이 오해할까 크게도 하지 못했다. 이런 시국에 나들이도 쉬운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구경은 뒷전이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바로 물을 틀고 코를 풀었다. 세면대에 커다란 딱정이가 보였다. 꽃가루로 인해 생겨난 이 녀석들이 코 안을 막아 숨쉬기 힘들게 했던 것이다. 수채 구멍으로 이들을 보내버리고 세수하며 답답함을 해소했다.
정상에 올라오니 미세먼지 하나 없는 하늘과 푸르른 숲들을 보니 마음마저 상쾌해졌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걱정이 되진 했지만 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병원균이 이렇게 사람을 나약하게 하고 겁먹게 하는지 자연의 섭리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얼마나 사람들이 자연을 괴롭히며 살아왔으면, 그 자연이 사람들을 공격을 할까.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사람들 간의 평화도 중요하지만, 그와 더불어 사람들도 자연에게 배려와 나눔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괴짜 같고 꼰대 같은 말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자연을 배려하지 않은 채 살아가면, 배려하지 않았던 나의 행동들이 빠르게는 내게, 멀게는 내 후손에게 어떤 모양이든 돌아올 것이다. 마치 코로나 19처럼 말이다.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누릴것들을 다 누리고 후손들에게 황폐한 것을 돌려준다면, 후손들은 또 무슨 잘못으로 그것을 되돌려야 할까. 자연은 엄한 이들에게 복수를 하지 않겠나. 인류의 역사가 자연과의 다툼에서 승리라고는 하지만, 지금에라도 쉽지만은 않겠지만, 자연을 배려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회용품을 줄이기, 재활용하기, 음식 남기지 않기, 세제 적게 쓰기 등 작은 것 하나부터라도 말이다. 생각이 많아진 등산 시간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오는 경계부터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까지. 생각의 흐름이 의식의 흐름대로 뒤죽박죽인 잡념이 많은 푸르른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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