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198일쨰 되는 평범한 토요일 오후, 점심을 먹고 한가롭게 티비를 보면서 하우스메이트와 오랜만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와중에 여유를 깨는 문자 한통을 받았다. 메시지의 발신지는 회사 선배.
"캠핑갈래요? 스톤마운틴인데",
"갑자기요?"
"3시"
이건 또 무슨상황인가 싶어 하우스메이트에게 이야기를 해보니 어제 선배로부터 미리 언지를 자기는 받았는데, 내가 아는줄 알았다고 한다. 이런 전개가 어색하지는 않지만, 내일이 주일인 것이 조금 신경이 쓰였다. 스톤마운틴이면 그리 멀지 않은 곳이긴 한데, 다음날 교회 가는데 지장이 있을까 염려가 되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캠핑을 위한 준비를 오전부터 여유롭게 했을텐데, 3시에 출발한다고 하니 2시간이 채 안남은 시간 동안 부랴부랴 캠핑 준비를 해야 한다니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캠핑을 즐겨하지 않아서, 무엇이 필요한지 가늠이 되지 않아 찬찬히 준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 된것이다.
텐트나 옷가지 등은 그렇다 치고, 챙겨갈만한 먹거리가 있는지 냉자고를 뒤적거리고 한바탕 생난리를 쳤다. 결국엔 이동하는 길에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해 코스트코와 월마트를 들리긴 했지만..
그렇게 장을 보고 두팀으로 나눠 스톤마운틴 캠핑장으로 이동을 헀다. 언제 준비를 했는지, 미리 스톤마운틴 캠핑사이트를 예약한 선배와 나는 함께 먼저 자리배정을 위해 이동했다. 스톤마운틴 안에는 호수가 하나 있는데, 물가와 가까운 사이트는 가격이 제법 나갔다. 우리가 예약한 사이트는 그보다는 저렴한 구역이였고, 그나마 물가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 고르고 골라보았다.
113번과 115번 두 곳의 자리가 눈에 들어왔는데, 나는 113번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선배가 115번이 더 넓직할 것 같다며 결국 115번 구역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이 선택이 탁월한 선택은 아니였지만..)자리를 배정받고 장작을 구입을 한뒤 우리가 예약한 구역으로 이동했다.
맙소사.. 이렇게 구역이 나쁠래야 나쁠수가 없었다. 물가와 가까운 것은 훌륭했지만, 그늘이 하나도 없는 충격적인 상황이였다. 115번을 가운데 두고 그 둘레에 있는 구역들은 모두 나무그늘이 있던 반면, 이곳은 그늘로부터 사각지대였으며, 선팅하기 딱 좋은 훌륭한 자리였다.
자리를 바꾸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고, 다시 내려가 옆자리로 바꿔달라고 하는 것도 영 모양이 아니여서, 그냥 이 자리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함께 온 선배가 길을 잃은 다른 일행들을 데리러 간 사이에 부랴부랴 텐트도 치고, 해먹도 설치하고, 사온 먹거리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들이 도착했다. 햇빛 한가운데 자리를 잡은 것을 보며 모두가 '그늘 많은데 왜 하필 이자리에 자리를 잡았니?'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기요..제게 뭐라고 하지 마시라고요~ 저도 같은 생각이니까요!')
여튼 인제 사람들도 모였고, 시간이 저녁먹을 시간이 되었고 하여 슬슬 저녁준비를 했다. 한쪽에서는 불을 피워 삽겹살을 구울 준비를 했고, 나는 가져온 고기들을 모아 고기꼬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준비하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뿔싸!! 채소가 하나도 없었다. 고기로만 저녁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였다.
처음 한두점은 맛있게 먹는다고 쳐도, 돼지고기의 특성상 많은 기름을 머금고 있기에 금새 느끼함이 찾아왔다. 이 느끼함을 소금과 후추로 정화시키기엔 한계가 있었다. 채소나, 뜨끈하고 매콤한 라면국물이 있다면 딱이였을 상황인데, 이 두가지를 우리가 준비하는데 미스를 했디. 어쩌면 아무도 채소를 생각을 안할 수가 있나 싶다.
그나저나 고기를 굽는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였다. 캠핑의 대가라고 자부하는 두 선배가 계셨지만, 캠핑와서 고기를 많이 구워보시지 않았는지, 서툰 모습이 보였다. 불은 세고 고기기름은 떨어질 곳이 없고 하여, 급하게 기름 빠질 곳을 만드니 그 불이 돼지기름을 타고 호일로 싼 철판을 불로 뒤덮기 시작했다.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이 될뻔했고 덕분에 지옥에서 온 탄고기를 먹어야 했다.
한바탕 좌충우돌하며 정신없단 저녁식사를 뒤로하고 후식시간을 가졌다. 다들 배부른 상황이였는데, 하우스메이트가 지난 볼티모어 여행해서 먹었던 "스모어(Smore)"를 먹자며 마시멜로우와 초콜릿 그리고 크래커를 꺼냈다. 다들 배가 불러서 손사래를 치며 거절헀다. 그러나 하우스 메이트가
"캠핑의 꽃은 스모어 만들어 먹기이며, 자기가 캠핑에 온 이유가 바로 이것을 소개해주고 싶었기 때문!!"
이라고 역설(?)하면서 그의 끈질긴 노력 끝에 결과적으로 다들 스모어을 먹는 상황이 되었다. 다들 불에 검게 그을린 마시멜로우를 크래커와 초콜릿 위에 얹고, 다른 크래커로 덮어 먹는 것을 보면서
"너무 달것 같아!", "꼭 마시멜로우를 그렇게 태워야해?"
라고 하며 스모어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하지만 하우스 메이트의 훌륭한 지도력(?) 앞에 하나 둘 그런 의구심을 뒤로 하고 스모어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다들 스모어에 매력에 폭 빠져서 헤어나오지를 못했다. 지난 볼티모어 여행 때 하우스메이트 뿐 아니라 내가 그 매력에서 헤오나오질 못했는데, 오늘 일행들이 바로 그 상황이였다.
그렇게 밤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나는 카메라를 주섬주섬 꺼내 밤에만 찍을 수 있는 사진들을 찍기 시작했다. 플래시를 이용해 글씨를 만들어 찍는 놀이를 했는데, 오랜만에 하다보니 여간 초점이라던가, 노출 등을 맞추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사진을 찍으며 놀고 있는데 호수 건너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스톤마운틴에서 레이져쇼를 한뒤 폭죽놀이를 하는 모양이다. 독립기념일 주에만 특별하게 하는 줄 알았는데 매일 하는 것인가?
그렇게 밤이 어두워졌고 다들 텐트로 들어가 잠을 자기 시작했다. 나는 별사진을 찍기위해 잠과의 사투를 벌이며 별이 보이기를 기대했지만, 구름이 많이 낀 날이 아니였는데도 별이 보이지 않았다. 달도 보이지 않았는데.. 아니면 나무 뒤에 혹은 구름 뒤에 달이 숨어서 그랬을까.. 힘겹게 잠을 이겨내며 기다렸건만 원하는 별사진이 담기지 않다보니 힘이 팍 빠져벼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잠에 들었다. 물론 새소리와 벌레소리로 잠을 설치기는 헀지만... 다음날 아침 다들 잠을 설쳤는지 모두 아침을 일찍시작했다. 어제먹은 느끼함에 라면을 먹으면 딱이였을 상황이였지만, 라면은 커녕, 속을 다스릴만한 먹거리는 없고, 고기 밖에 없었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여로모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지만 한편으론 조금 아쉽기도 했다. 다음엔 좀 더 나아진 캠핑을 즐길수 있겠지..
'WOOKKOON > Daily Life of Ameri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조지아)에서 한국으로 택배를 보낼땐 퀵퀵닷컴을 이용해 보세요! (0) | 2019.08.29 |
---|---|
여러분 Petsmart라는 곳을 아시나요? (0) | 2019.08.26 |
스톤마운틴(Stone Mountain)에서 처음으로 불꽃놀이를 사진에 담다. (2) | 2019.07.26 |
미국에서 처음 가본 볼링장 Bowlero Liburn (0) | 2019.07.25 |
ATL로 돌아갈때 이용한 Spilit Air!! 곳곳에 아끼려는 흔적이 잘보이네~ (0) | 2019.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