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작 (The Spy Gone North, 2018)
▶ 감독 : 윤종빈
모처럼 아버지와 영화를 보았습니다. 서로가 원하는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이미 서로가 그 영화들을 보아서, 제 3의 영화를 택했는데 그것이 바로 공작입니다. 좋아라 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격하는 영화이기에 기대를 가지고 본 작품입니다. 황정민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미생에서 인상깊게 만났던 배우 이성민, 그리고 연극배우 출신의 조진웅, 드라마 궁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주지훈 까지 매력터지는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흥분되었습니다. 기대를 넘어 환상을 그렸달까요?
영화를 보고 난 결론부터 말하면.. "아무리 좋은 배우들을 긁어모아와도, 각본이 그지깽깽이 같으면 무슨소용인가!" 라고 간략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무슨이야기인지 공감하실 것입니다. 물론 신파에 대해 거부감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이런 감상에 공감이 가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북파공작원 중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을 가지고 활동한 실존인물을 영화의 모티브로 삼아 이야기를 구성했는데, 이것이 사실에 가깝기 보다는 상상을 넘어 판타지적인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특히나 북한의 모습을 담아내는 모습들이 유독 그러하죠.
물론 요즘에서야 다시 남과 북이 소통을 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있지만, 영화를 촬영할 당시만 해도 남과 북이 대치하던 상황이였고, 그만큼 북한에 대해서 판타지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다만 그동안의 북한과 관련한 영화들이 그들의 모습을 매번 같은 모양으로 그려낸다면 관객들이 그것에 반응할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신비하고 신기한 감정'은 사라진지 오래고 '뻔하구나' 하는 아쉬운 감정이 들었으니까요.
더욱이 아쉬웠던 점은 북파공작원으로 나오는 황정민과 북한의 고위 간부 이성민 사이에서 그려지는 감정선은 스파이 영화에 어울리지 않게 끈적하게 그려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꼭 필요했을 장면이였는지도 의구심이 들고, 후반부에는 이 둘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영화가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두에 좋은 배우들을 불러모아도 각본이 그지깽깽이면 영화가 메롱이라는 언급을 한 것입니다.
▲ 영화를 보러 들어가는데 우연찮게 만난 유초등부 어린 친구들(左)
강렬한 배우들 사이에 비중은 많지는 않았지만, 그들과의 연기 호흡에서 전혀 뒤쳐지지 않았던 주지훈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였습니다. 신세계에 나왔던 박성웅과 흡사하달까요. 물론 감정을 터지하는 연기의 모습은 무척이나 다릅니다. 여튼 각본을 이렇게 결론을 정리하지 않고 그저 북파공장원들에 대한 고단함 또는 이들의 고뇌 등을 담아냈다면 좀더 솔직담백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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