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질 당한 자카르타 투어 |
체크아웃을 하는 날이다. 잠을 오래 잤는데도 피곤하다. 어제 밤 룸메이트들이 늦게까지 자지 않고 떠들고, 크게 음악을 틀어놔 잠을 거의 설쳤다. 중국에서는 이런 것이 일상이여서, 그려려니 하고 잠을 잘 잤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이게 또 낯설었는지, 내 몸이 바로 잠들어 버리지 못했다. 늦게 눈이 감겨 잠이 들었음에도 내 몸은 또 06시에 일어났다. 더 자고 싶은데 이놈의 몸이 항상 그시간에 깬다. 억지로 더 자보려고 하지만 잠이 안온다. 숙소 5층에 가니 아침을 준비하길래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억지로 잠에 들었다. 선잠이다. 더 피곤하다. 안잘껄 그랬나 보다.
시간을 보니 10시30분이 다 되어 갔다. 체크아웃 시간이 11시인데.. 부랴부랴 짐을 챙겼다. 이전보다 가방이 줄어들어서 그런지 가방 정리하는 시간이 더욱 단축이 되었다. 10분도 안걸린것 같은데..한국 들리기 전 커다란 가방도 짐 정리할때 10분은 넘긴적은 없지만...체크 아웃을 하면서 직원에게 가려고 한 국립박물관 가는 법을 물어보았다. 굳이 안물어 봐도 되는데 확인차원에서 물어봤다. 그런데 원하는 답은 안주고 시티투어 상품이 있는데 이용해볼 생각이 없냐고 꼬신다. 리스트를 보니 국립박물관을 가는 일정은 없었다. 혹시나해서 국립박물관을 가는지 물어보니 간다고 한다. 원래계획은 국립박물관을 보고 카페 등에서 쉬다가 기차역으로 이동할 생각이였는데, 투어비도 그다지 비싸지 않아서 투어를 따라가기로 했다.(물론 인도네시아 물가로 계산하면 엄청 비쌌다)
교통비가 다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처음부터 성의가 없음이 느껴졌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한다. 그리고 도착한곳은 자카르타 외곽 어느 한 지하철 역, 다시 봉고같은 교통을 타고 또 이동을 한다. 이동시간은 5분 남짓 금새 또 내린다. 도착한 곳은 차이나 타운 근교 시장. 시장구경을 시켜준다. 이 시장이 어떤 시장인지 설명따위 없다. 마을 곳곳에 다양한 식재료들이 보인다. 중간중간 과일을 사서 나눠주긴 하지만, 딱히 설명해주지 않고 주니 좀 망설여 졌다. 뭐 먹기는 맛나게 먹었지만, 벨기에에서 온 아이는 못먹겠다면서 먹자마자 뱉는다. 예민하기는..시장에서 재미난 장면을 구경했다. 바로 거북이를 잡아 등껍질을 제거하고 손질을 하는 것. 여자아이들은 기겁을 하고 식스팩이 있는 근육질의 아이마저 놀래 뒷걸음칠을 한다. 다들 유럽에서 온 백인 흑인 녀석들인데 다들 아침마다 이슬만 먹고 자랐는지, 이런 것에 겁을 낸다. 몸만 성인이지 아직도 애들인가 싶기도 하다. 가이드에게 먹어본적이 있냐고 하니 맛있고 최고라고 하더니, 자기는 먹어본적이 없댄다. 뭐지 이 대답는?!
그리고는 시장 안에 있는 한 불교사원으로 이동을 했다. 가이드 해주는 친구가 설명을 해줄줄 알았는데 따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있어 물어봤는데도 잘 모른다고 할뿐이다. 이건 뭐...중국인 친구가 일행 중에 있어서 커다란 초가 있는데 중국에도 이렇게 하느냐, 내가 중국을 여행했을때 이렇게 큰 초는 본적이 없다고 하니, 자기는 북부에서 왔는데 본인도 본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마 중국 남부에서는 이렇게 커다란 초를 사용한다는 것을 들은적이 있다면서 아마 이곳도 그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며 이야기를 했다. 흠...
커다란 초가 남달랐던 불교사원을 등지고 어디론가 또 이동을 했다. 시장을 가로 질러 이동한뒤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가격은 일반 식당보다 조금 비싼 곳이였다. 물론 내가 가는 식당을이 워낙 저렴하다보니 이곳이 비싸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배가 고팠지만, 그렇게 돈을 많이 내고 먹기엔 아쉬운 곳이기에 저렴한 해산물 나시고랭을 먹었다. 예상대로 오징어 조금 새우 조금이 들어간 나시고랭이다. 맛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늦은 점심을 먹고 이동한 곳은 이름모를 광장 예상대로 설명따위 안해준다. 사진찍고 놀라고 제스쳐만 할 뿐인다. 처음부터 막장이였으니 그리 기대하진 않는다. 그저 가이드라고 한 친구들은 길 안내원 정도로 생각하고 놀기로 했다.
대충 백인들 노는 것을 거들어 주고 있다가, 이동하자는 말에 이동을 했다. 이동한 곳은 배를 타는 곳. 조그마한 나무 보트를 타고 해안가를 구경하러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커다란 배들이 보였는데 모두 나무로 된 배들이였다. 돛만 없었을 분 배의 외형이나 모습들은 대항해시대 배들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배에는 많은 물건들이 쌓여 있었는데, 선원들이 배에서 먹고 자고 생활도 하고, 배에서 물건을 실어 인도네시아의 전 섬들에 물건들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신기해하고 배들을 구경하고 있는 찰나 우리 보트가 배를 돌린다. 그새 돌아간다고 한다. 이런 니미..뭐 이렇게 짧아?!
다음 목적지는 이스티크랄 모스크. 그런데 이동 중에 또 한가지 헤프닝이 있었다. 따라오던 중국인 친구가 지하철에 탑승하지 않은 것. 덩치고 크고 말수도 없던 아저씨인데, 잘 따라다니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분명히 지하철을 타러 이동을 할때 봤는데 보이지 않았다. 나도 안챙기기도 했고, 서양친구들도 안챙기고 안내원들도 미스한 것이 크다. 모두의 잘못이다. 서양애들은 어떡하지 걱정하면서도 그새 또 아무일 없던 것 마냥 지들끼리 논다. 뭐 물론 어찌되겠지 생각한 나도 마찬가지지만, 돌아보니 소극적으로 따라다닌 중국인 아저씨도 그렇고, 금새 사려졌다는 것은 잊은 나를 포함 서양친구들도 그렇고, 일행을 챙기지 않은 안내원들도 모두 무책임하고 매정하단 생각이 들었다. 한 안내원이 그를 찾으러 돌아갔다. 그가 잘 돌아왔을것이라고 믿지만, 그를 찾으러 간 다른 안내원을 나중에 숙소에서 만났는데, 중국 친구에 대해 나를 포함 아무도 그 친구에 대해 안부를 묻는 이가 없었다. 그에겐..심히 기분나쁜 일인데..
이스티크랄 모스크는 동남아 최대의 모스크라고 소개를 해주었다. '어? 왠일로 소개를 해주나' 하고 더 설명을 기다렸는데 그게 끝이였다. 그리고는 어느 방향에서 기도를 해야하는지, 어느 자리가 여성좌석이고 남성좌석인지 안내해줄 뿐이였다. 네덜란드에서 온 백인 친구가 무슬림 기도법에 대해 물어봤는데, 안내해준 친구가 몇번 자세를 보여주더니 자기는 무슬림이 아니라고 하면서, 대충 이런식으로 할꺼야 하고 만다. 거참..그리고는 모나스로 이동을 했다. 모나스는 어제 가봤기에 딱히 가고 싶지 않았다. 날씨도 너무나 덥고, 전망대도 못올라간다고 하기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와 식스팩 흑동생, 미술쟁이 벨기에서온 백동생은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와 곰곰히 생각해보니 10불정도 하는 투어금액의 반도 안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안내해준 친구들이 무엇이 잘못이 있겠냐만, 괜히 숙소 직원들 장난질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으니 10불이 그리 큰돈은 아니지만, 환불받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차라리 프리워킹투어가 백만배는 훌륭했겠다. 이게 뭐임..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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