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바뇨스 그네 |
● La Casa del Arbol
▶ Banos, Ecuador
▶ +593 98 053 5854
▶ open : 0630am-1900pm
아마존에서 나올때 나의 고집으로 무리를 해 바뇨스에 넘어와 택이가 많이 삐쳐있었다. 그래선지 나갈생각을 하지를 않는다. 보통같으면 이녀석이 날 들들볶아서 데리고 나갈녀석인데 단단히 삐친 모양이다. 그래서 꼬시고 꼬셔 억지로 데리고 나왔다. 날씨가 메롱인게 함정이긴 하지만, 밥도 먹어야 해서 나왔다. 오늘의 목적지는 세상의 끝에 와있다고 착각을 준다는 '세상의 끝 ' 그네를 타러 이동을 했다.
그네까지 걸어올라가려 했는데 날씨도 도와주지도 않고 계속된 언덕길이여서 도심에서 이동하는 교통편을 찾았다. 알아보니 택시 와 버스가 있다고 한다. 택시는 아무래도 비싸고하여 버스를 이용했다. 도심에서 목적지까지 버스로 30분 조금 안되는 시간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하늘이 점점 심상치 않아진다. 구름이 몰려오더니 한치 앞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까딱하면 쫄딱 비를 맞을 것 같은 심상치 않은 날씨다.
조금은 서둘러 움직여서 가려고 한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세상의 끝이라고 해서 해변가나 호수변에 위치했을거라 생각했는데,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었다. 완전히 추측이 틀린셈이다. 대신 깍아지를듯한 낭떠러지 끝자락에 그네가 위치해 있다. 막상 그네를 타보니 정말로 세상의 끝에 와있는 착각을 주는 곳이다. 날씨가 맑았으면 좀 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즐겼을텐데. 온통 구름에 뒤덮힌 하늘로 인해 바뇨스 시내와 자연풍광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온통 흐리멍텅한 하늘을 보면서 야속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그네를 타는데 무서움을 배가 시켰다. 구름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않수 없는 노릇이기에 그네에서 떨어지면 어떡할까 생각을 할때 대처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다. 물론 그네에 안전장치가 있어서 그네를 타다가 떨어질 위험은 적지만 나름대로 혹시 모른 상황에 대해 대처하고자 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이였달까.
택이가 어제 일로 크게 심통이 났는지 아니면 날씨 탓인지 여전히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여전히 뭔가 꽁해 있었다. 날씨가 맑고 풍광이 좋았다면 사진을 찍을 아름다운 풍경이 나오기에 사진덕후인 택이로서는 속상한 감정이 금새 풀릴 수 있었는데 날씨마져 도와주지 않는다. 서로 암묵적인 룰(?)안에서 배낭족에 대한 예의를 다해 챙겨주긴 했지만, 뭔가 묘한 긴장감이 이어지는 세상의 끝 방문이였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그네를 타고 떠나기로 했다. 버스시간도 얼마남지 않았고 날씨가 점점 더 안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네를 타고 버스정류장으로 떠나려던 찰나 짚라인이 내 눈앞을 밟았다. 어린 아이들이 타면서 노는게 뭐가 그리 재밌어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이 촉박하고 긴장되는 상황에 택이에게 이거나 한번 타고 돌아가자고 제안을 했다. 택이 표정에 뭔가 못마땅한 표정이였음에도 서로 사진을 찍고 영상을 남겨줘야된다는 배낭족간 예의때문인지 따라온다.
그런데 이게 뭐라고 이거 찍다가 택이 얼굴에 웃음이 나왔다. 마침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짚라인의 속도와 폭우로 인해 이녀석이 드디어 정신줄을 돌았나 싶을 정도로 웃기 시작한다. 미쳤나 싶었으나. 폭우가 이녀석의 마음의 속상함을 씻어준 모양이다. 정말. 별거 아닌거에 속상해하고 별거 아닌것에 풀리고 정말 사람관계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뭐 거의 여행의 1/4를 나와 함께한 녀석이기에 그동안 못볼 모습들을 하도 봐와서인지..짚라인 같은 유치찬란한 놀이기구에 기분이 풀리는 것이겠지..택이가 웃으니 괜히 나도 미안했던 마음에 위로가 찾아왔다. 흐린날씨로 남들처럼 세상의 끝에서 인생샷은 찍지 못했지만, 이번 여행에서 인생친구를 찾은것 같아 흐린날씨가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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