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요즘 글거리가 없다. 코로나 광풍으로 인해 어딜 움직이지 못하는 탓이다. 조지아 주도 다른 주와 마친가지로 모든 시민들에게 가택대기와 외출 자제령이 떨어졌다. 모처럼 시간이 남아 밀렸던 사진을 정리를 하고, 밀린 글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한 곳, 전에 글을 쓰려다 바쁘다는 핑계로 잊어버린 이유로 남기지 못했던 한 곳을 거의 한달하고 반이 지나서야 꺼내어본다.
이 글에서 소개 할 곳은 Third Street Goods. 애틀란타 동남쪽 외진 곳에 위치한 한 가게 겸 식당이다. 모처럼 따스한 햇살이 내리 쬐던 토요일날 아침, 모처럼 날씨가 좋아 나들이 가고 싶던 날인데, 아침부터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 나가야 했던 날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정을 일찍 마쳤고, 오후일정까지 시간이 남아 벙지던 상황이였다.
아침도 점심도 아닌 애매한 시간. 갑자기 허기짐이 몰려왔다. 그렇게 같이 있던 일행과 주변에 브런치 집을 찾아보았다. 많은 패스트푸드 점이 있었지만, 눈이 들어오지 않았다. 나 혼자였으면 그런 곳에 갔겠지만, 이날 나와 함께한 일행이 이 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런곳에 데리고 가기 싫었던 날이다. 그래서 난 그에게 선택지를 주었다.
그는 검색을 통해 Buteco라는 브런치 집을 찾았다. 더 고민하지 않고 그 곳을 찾아갔다. 그런데 이게 왠걸. 문제가 생겼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여서 브런치는 준비가 안되고, 머핀과 커피만 가능하다고 한다. 젠장. 그걸로는 우리 허기가 해결되지 않는데, 큰일이다.
일단 양해를 구하고 조용히 그곳을 나왔다. 어디를 갈까 고민이 되었다. 패스트 푸드 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 일단은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런데 건너편에 Third Street Goods라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일행이 이곳에 가보자고 손짓을 했다. 멀리서 보니 작은 식료품점 같아 보였는데.. 구경이나 해보자 셈치고 들어가봤다.
예상대로 이곳은 유기농 농산물을 판매하는 식료품점이였다. 그러니 유기농 식료품만을 판매하는 그런 평범한 곳은 아니였다. 브런치도 덩달아 판매하는 곳이였다. 가게를 찬찬히 둘러보고 주문을 하려는데, 주인이 막 가게를 열어서 준비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이야기를 했다. 시간이 여유있었기에 흔쾌히 걱정말라고 답을 헀다.
가게 한켠은 통유리로 되어있다. 따스한 아침햇살이 이곳을 넘어 들어오는데, 묘하게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다. 한동안 토요일 아침이면 ESL수업이 있는 통에 이렇게 여유를 즐겨본적이 없었는데..(물론 이날도 일정이 빨리 끝나 여유부리는 것이였지만..) 뭐랄까.. 브런치를 준비하는 작은 소음과 따뜻한 햇살이 내 오감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나온 브런치. 정말 별거 없다. 비스켓 빵에 베이컨 그리고 유기농 달걀이 들어간 간단한 요기거리. 허기짐을 해결하기엔 부족한 양이였다. 하지만 '나 건강식이야!'라고 손짓하는 이 녀석의 교태에 바로 포크와 칼을 들이 밀었다. 요녀석 사람에게 먹히기 위해 태어나서 그런지 포크와 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이에 호응해 조용히 그리고 과감하게 포크와 칼을 들이밀었다. 와 정말 이녀석 입안에서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패스트푸드에서 먹는 브런치와는 또 다른 맛. 건강해지는 맛이다. 고요함과 따뜻한 햇살이 함께하니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정말 별거아닌 요리인데, 왜이리 행복할까. 돈을 쓰는 즐거움일까. 모처럼 만난 따뜻한 햇살과 그에 따라 생긴 분위기때문일까. 누군가가 요리의 마지막 포인트는 오감을 자극시키는 맛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요리의 데코 뿐 아니라 식당의 분위기를 따져본다고 했다. 당시엔 그 지인의 말이 공감이 되지 않았는데. 이 날 내가 느낀 이 기분이 딱 그의 이야기에 맞는 곳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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