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종합운동장
▶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1601 고양시종합운동장
▶ 031-929-4800
▶ 주변 지하철역 : 대화역(3호선)
9월 7일 점심시간 나이키에서 근무하는 지인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메시지를 보니 당일날 열리는 한국vs코스타리카 국가대표 경기 티켓을 주신다고 하더군요!:D 갑작스러웠지만, 특별히 계획된 일정은 없었기에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연락해 부랴부랴 일행들을 모집했습니다. 티켓을 주시는 분과 접선 하기 애매하여, 구파발 어딘가의 접선장소를 지정하여 그곳에서 티켓을 받기로 했습니다.
혹시나 제3자에게 티켓이 사라지지 않을까 노파심을 가졌는데, 다행히 접선장소에 티켓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부랴부랴 집에서 응원도구를 준비하고 빛의 속도로 지하철역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3호선 안에는 축구를 보러 가는 인원들로 가득했습니다. 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국가대표경기를 보러 가는 것이 신기하고 믿기 않았는데, 함께 간 일행들도 그리고 전철안에 사람들도 유명 축구선수들을 본다는 기대감에 다들 즐거운 표정이였습니다.
경기의 시작은 20시, 대화역 도착시간은 1940시, 역에서 경기장까지 그렇게 먼거리는 아니였지만, 경기장 앞에는 현장에서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과, 예매티켓을 바꾸려는 사람들, 그리고 입장하려는 사람들, 암표상과 거래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밖에도 경기장 앞에서 응원도구나 먹거리를 판매하려는 사람들로 가득이였습니다. 초행길이였는데, 이런 상황은 해당 게이트로 이동하는데 혼란을 더해주었습니다.
친절한 안내도 하나 없는 이곳에서 그저 감으로 이동했는데 다행히도 제 티켓이 입장할 수 있는 구역이였습니다. 부랴부랴 입장하려는 행렬에 줄을 서고 대기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거의 경기시간에 다가왔습니다. 앞을 보니 철저하게 짐 검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딱히 짐이 많지 않았기에, 빨리 입장시키지 않는 상황이 야속했습니다.
잠시 뒤 제 순서가 특별한 짐이 없었기에 빛의 속도로 경기장을 뛰어 올라갔습니다. 다행히도 경기가 막 시작하려는 찰나였습니다. 경기장 위치는 각국 벤치 바로 뒤쪽 좌석, 시야가 넓직하니 마치 피파 게임을 보는듯, 경기 중계를 보는듯한 각도에서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관중석과 경기장 사이에 트랙이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트랙이 없었다면 좀 더 가까이서 경기를 관람하고,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을테니까요:D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과 팔램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영향으로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보러오는 관중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아니다 다를까 이날 경기 36,000여석 좌석이 모두 매진이 되었습니다. 경기장의 크기는 생각보다 작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막상 제가 필드에 서면 크게 느껴지겠지만요. 한국 관중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있어서였는지, 아니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새로부임하고 나서의 첫 경기여서 그런지 선수들의 경기에서 투지가 느껴졌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전투적으로 경기에 임했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과는 전반 이재성 선수의 1골 , 후반 남태의 선수의 1골로 2:0으로 코스타리카를 격파했습니다. 경기내용도 코스타리카에게 밀리거나 하지 않고, 공 점유율과 더불어 계속해서 압박하고 공격하는 경기를 선보였습니다. 마치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상황을 보는 듯했습니다. 독일이 일방적으로 공격을 했고, 점유율도 높았지만 골이 없어서 패했었지요. 이날 경기는 그날 독일의 모습에 골까지 더했으니 완벽한 경기였습니다.
제가 축알못이지만 뭔가 선수들끼리 합이 잘맞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 답게 공을 잡을 때마다 온 관중들이 그에게 환호성을 질렀고, 이승우 선수가 교체되어 들어갈때는 수많은 여성팬들이 환호를 넘어선 비명으로 그를 맞이했습니다. 아시안게임의 영향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마치 90년대 후반, 2000년 초반 이동국, 고종수, 안정환 선수를 보며 응원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경기 내내 눈에 들어오던 선수는 역시 기성용 선수 였습니다. 예전보다 움직임이 둔해졌다고 사람들은 이야기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수년간 경기를 해온 그의 클래스는 어디가지 않았습니다. 구석구석에 찔러주는 패스센스가 일품이였지요. 그덕에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공격수들이 활기차게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D
월드컵전까지 욕만 먹고, 저주를 퍼붓던 국민들이 선수들을 격려하며 환호해주는 모습이 뭔가 아이러니 했습니다. 경기끝나기 직전 관중들이 자발적으로 핸드폰 라이트를 켜 경기장을 밝히는 모습이 마치 콘서트장을 온듯한 착각을 들게 했습니다. (이런 응원문화는 일부 야구팀에서 하는 응원방식인데..거기에서 넘어온 것이 아닌가 하네요..축구팀에서도 이런 응원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결과까지 즐거우면,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또 국민들은 그들에게 받은 힘을 응원으로서 되돌려 주고 하는 모습들이 보이니 괜히 흐뭇해졌습니다. 물론 패배하면 속상하고 아쉽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격려할 수 있는 응원문화가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작은 기대를 해봅니다. 물론 선수들이 태업하며 경기를 하면 건전한 비판을 해야겠지만요:D
모처럼 축구에 대한 붐이 일어났습니다. 국민들이 더욱더 한국축구를 사랑하고 건전한 비판과 비난을 하는 응원문화가 자리를 잡았으면 합니다. K리그 팀들도 좀더 지역에 깊숙히 들어가 시민들과 소통하는 팀이 되어 사랑받는 구단들이 되고, 시민들도 지역 축구팀도 사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뭐 일단 저도 지역연고 팀에 관심이 없긴하지만요..이번 기회에 팀 한곳을 정해서 애정을 줘봐야겠어요:D
'✈ASIA🌏 > Ko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나들이] 장경리 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영흥도 해비치 팬션 (0) | 2018.10.04 |
---|---|
[수원나들이] 강팀과의 경기가 왜 필요한지 보여준 대한민국 vs 칠레 직관 후기 (2) | 2018.09.17 |
[서울나들이] 외국친구 덕분에 알게된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D (0) | 2018.09.08 |
[서울나들이] 고풍스러우면서도 개성이 힙한 익선동 (2) | 2018.08.30 |
[대한민국 여기저기] 별볼일이 많~았던 별마로 천문대:D (0) | 2018.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