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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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에서 "위대한 낙서전" 티켓을 받았다. 배낭을 메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때는 전시전을 자주 다녔었는데, 배낭을 내려놓은 지금은 좀처럼 전시를 보러갈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전시전을 갈 기회가 생겼다. 집에서는 조금 먼 곳인 강남이 전시전 장소였다. 거리가 멀어 갈지 말지 조차 고민이 되었지만, 그래도 무료티켓이니 콧바람도 쐴겸 길을 나섰다.
"위대한 낙서"는 그래피티가 주제이다. 그래피티 정말 생소한 개념이지만 또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래피티는 삶에서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길거리에 그려진 낙서, 오래된 외벽에 그려진 낙서 등 낙서로부터 시작한 것이 바로 그래피티이다. 전시전 외벽에는 "그래피티" 우리의 동시대를 기록하는 예술. 이라면서 설명을 시작하고 있다.
그 내용은 잠시 살펴보면 '그래피티의 시작은 고대 동굴벽화에서 기원을 찾기도 하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난 추상 표현법에서 찾는다고 한다. 현대적인 의미의 그래피티는 1970년대 미국 사회에서 태동했다고 본다. 당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사건들로 가득한 역동적인 시대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음악과 춤을 통한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시작된 것이 랩과 그래피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피티에 대해 전혀 배경지식이 없는 내게는 감상전에 가볍게 읽기 좋은 정보이다.
한 개인이 자신의 삶의 철학의 표현으로 시작된 그래피티가 지금은 하나의 예술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여전히 그래피티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크게 사랑받는 예술 분야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몇달전 '청계천 베를린 장벽에서의 그라피티 사건'은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논쟁 중인 사안이다. 여전히 그라피티를 하는 예술가들은 작가를 옹호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행위를 역사적 유물에 대한 훼손 및 낙서로 보고 있다.
"위대한 낙서" 와 관련 홍보 문구 중 이런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최고의 예술은, 예술을 통해 세상을 조금은 덜 두렵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세상과 더 밀접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과연 청계천 베를린 장벽에 그라피티를 한 사람은 자신의 예술행위를 통해 시민들과 세상을 더 밀접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세상을 덜 두렵게 해준 것일까. 아니면 세상을 더욱 혼탁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이야기가 딴 곳으로 벗어나버렸다. 여튼 "위대한 낙서"는 이러한 낙서와 관련한 그림들을 전시한 곳이다. 나는 그림에 대한 조예가 전혀 없지만, 조금 관심이 있고, 사회운동을 하는 이들에겐 조금 익숙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작품들은 내게 작품같지 않은 작품들도 눈에 들어왔고, 관심이 가는 작품들도 있었다.
유독 눈에 가는 작품들은 오베이 자이언트가 그린 지구 환경문제 그리고 평화, 평등 등 사회문제에 대한 작품들이였다. 강렬한 느낌을 주는 붉은 색상의 작품들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소련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는 작품이여서 그런지 눈에도 들어왔다. 그리고 무슈 샤 혹은 미스터 샤로 불리는 고양이가 눈에 들어왔다. 살면서 한번쯤은 이 고양이를 어디에선가 만났을 것 같은 친근한 표정의 고양이다. 이 고양이는 이런 친근한 표정으로 정의, 행복, 평화 등 인류가 지양해야 할 메시지를 담고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귀여운 얼굴을 한 것이 꼭 팬시 상품 같지만 세상에 정의나 양심, 평화가 필요할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꼭 의적과 같달까.
여행을 다니면서 아니 삶을 살면서 수많은 스트리트 아트를 만나보았다. 화를 유발하는 작품같지 않은 그림들도 많이 만났고, 나름대로 눈에 들어오는 낙서들도 더러 있었다. 대부분 내 눈을 자로잡은 작품들은 낙서임에도 사람들의 관심을 사기 충분한(?) 안정적이고 정상적인(?) 모양의 작품들이였다. 이곳 위대한 낙서전에서의 작품들도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림같지 않은 그림들(?)이 전시가 되어 있는 곳은 보지도 않고 지나간 반면, 뭔가 질서정연한 작품들은 눈에 들어왔다. 아마 대부분의 그림을 모르는 대중들은 나와 같은 반응일 것이다.
뭔가 중구난방하게 끄적이는 중이다. 여전히 그라피티에가 낙서인지 예술인지에 대해 답을 못찾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여튼.. 전시전은 솔직히 말해 제값을 주고 보기엔 아쉬운 전시전이였다. 전시물도 많지 않았을 뿐더러, 몇몇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고 인상적이였지만 그라비티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을 해소 해줄만한 임팩트 있는 작품은 딱히 없었다. 빠르게 훓어보면 30분안에 마칠 전시. 그라피티에 대한 여전히 편견은 가지고 있지만, 왜 이런 작품을 이들이 그리는지 이해할 수 있던 시간이였다. 그렇지만 공감을 찾지 못한 전시전. 언젠간 공감이 되는 날이 오겠지. 허허. 뭐래니...
▲ 부끄러운 글이 티스토리 메인에 소개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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