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honkirisuto Kyodan Hiroshimanagarekawa Church 日本基督教団 広島流川教会(Hiroshima Nagarekawa Church)
▶ 8-30 Kaminoboricho, Naka Ward, Hiroshima, Hiroshima Prefecture 730-0014 Japan
▶ nagarekawa-church.com
▶ +81 82-221-1813
우연히 길을 걷다, 십자가를 발견했습니다. 일본에서 십자가를 보는일이 한국에서와 같이 흔한일이 아니기 때문에 왠지 모를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잠시 다음목적지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교회로 옮겼습니다. 교회의 이름은 Hiroshima Nagarekawa Church. 교회 외벽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니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지기 전부터 교회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교회외관을 구경을 하고 교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1층은 유치원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습니다. 1층에 유치원이 있다보니 들어서는 순간 교회라기 보단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건물에 들어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종교색이 거의 들어나지 않는 인테리어 탓에 더욱 그렇게 느낀 모양입니다. 마침 하교 시간이였는지 자전거를 타고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이 종종 보였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뒤로하고 계단을 따라 천천히 본당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본당에 앉아서 감사기도를 드리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목사님 같더군요. 일본어로 누구인지 물어봐 어눌한 일본어로 자기소개를 하다. 답답하여 영어로 "한국에서 온 기독교인 여행객이고 마침 교회가 보여서 기도를 하고 싶어 들어왔습니다." 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목사님은 알아들으셨는지, 못알아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영어로 된 교회 책자를 주시면서 방해해서 미안하다는 제스쳐를 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교회이다 싶어 내심 교회에 대한 설명과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영어를 잘 못하시는지 아니면, 업무에 바쁘셨는지 모르겠지만,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영어로 된 책자를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일본어 설명으로 된 책자를 받았다면 더 이해하기 어려웠을 텐데, 그나마 영어설명이라도 있으니 상대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책자에 모르는 단어가 많아 이 조차도 금새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영어공부를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용의 큰 줄기는 언제 교회가 설립이 되었고, 원폭을 맞은 뒤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략히 살펴보면 1928년에 교회가 헌당되었다고 합니다. 원래의 위치는 지금의 교회 위치가 아니라 현재 히로시마 미츠코시 백화점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W.Vories라는 건축가에 의해 고딕양식으로 설계가 되었고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교회였다고 합니다.
이후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지면서 히로시마 원폭돔과 같이 히로시마 교회 외관만 앙상하게 남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진 폭심지로부터 800m떨어진 곳이였는데, 건물의 철제구조물과 콘크리트 일부 구조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산화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담임목사이던 Kiyoshi Tanimoto목사는 교회의 재건과 평화운동에 전념했고, 핵폭의 무서움을 알리는 반행 평화 운동가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예배당 앞쪽에는 검은색의 십자가가 걸려있습니다. 이를 "피폭십자가"라고 부릅니다. 1945년 원폭에 피폭된 탄화목재를 사용해 만들었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입니다. 이 십자가는 예수님의 구속사의 의미도 담겨져 있지만, 특별히 이곳의 십자가는 원폭 투하와 모든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고, 내 죄를 속죄하고 회개, 그리고 화해와 평화추구의 상징으로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예배당 뒷편에는 검게 그을린 종이 하나 있습니다. 이 종도 역시 산화된 옛 예배당의 폐허에서 나온 종입니다. 본래 교회 외벽에 걸려있던 종인데 지금은 예배당 뒷편에 설치해 전쟁에 대한 참상을 기억하고 평화를 기리는 상징물로 이용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전쟁이 계속 지속되었다면 아마 이 종도 전쟁 물자로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반적인 교회의 크기는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닙니다. 100-200명 정도 모일 정도 규모일까요? 일본의 교회답게 공간활용을 잘했고, 검소(?)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모습이 아니여서 그런지 괜히 정감이 가는 교회입니다. 대예배당 중이층에는 파이프오르간이 있습니다.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교회는 한국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데 이 작은 교회에 있다니..놀랍더군요. 그걸 보고 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겠다 싶었는데, 교회 주보에 결혼식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광고하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기독교인이 아님에도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일본인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게 사실인가 봅니다.
예배당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한 어린아이가 블럭으로 무엇인가를 만들고는 제게 자랑하며 길을 막았습니다. 아이의 어머니가 길을 막아 미안하다면서 아이를 나무라는데 괜히 제가 민망했습니다. 그러다 다른 한 아주머니가 목사님에게 들었는지 짧은 한국어로 인사를 하며 반겨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안녕하세요'를 알려주면서 제게 인사를 시키더군요. 저도 덩달아 짧은 일본어로 맞인사를 하며 간단하게 언어교환시간을 가졌습니다. 좀 더 서로가 서로의 언어를 알았다면 즐거운 대화를 나눴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퍽이나 아쉬웠습니다. 역시나 언어를 아는만큼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고, 그만큼 보는 시야도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였습니다. 언어학습에 있어서 쉽게 습득하는 친구들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물론 타고난 능력도 있겠지만, 그만큼 노력했겠지만요. 삶의 버킷리스트에 언어학습을 하나 추가해야겠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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