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바야 맛집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났습니다. |
● Bon Ami Restaurant
▶ Jl. Kombes. Pol. Moh. Duryat No. 27, Tegalsari, Kota SBY, Jawa Timur 60262, Indonesia
▶ +62 31 5326800
▶ Open : 0700-2230
가족이라고 하기엔 촌수로 보나 이것저것으로 보나 사돈사이도 아니고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남이다. 흔히 말하는 사돈의 팔촌 정도 되는 멀고 먼 사이. 내가 수라바야에 여행하고 있음을 알고 사촌형수님이 가족들에게 연락해 혹시 가능하면 나를 만나주라고 이야기를 해둔 모양이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고, 전에 사촌형 집에 놀러갔을때 사진으로만 본 사이인데 괜히 어색할까 고민이다. 괜히 초면에 실례되는 상황을 만들기 싫기도 하고, 초면이기도 하고 하여 나름대로 깔끔한 옷을 꺼내 입고, 수염도 깍고, 머리도 정리하고 평소와 다르게 단정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사촌형수의 가족들이 수라바야에서 1시간30분 떨어진 곳에서 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이날 수라바야에서 일정이 있었고, 나온김에 겸사겸사 딸의 부탁을 받고 나를 챙겨주시기로 한것이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점심식사만 함께 하기로 했다. 그렇게 약속시간이 다가오고 약속시간 정각이 되자 호스텔에 검은색 차가 하나 다가왔다. 느낌상 왠지 이 차가 사촌형수네 가족 차량인것 같았다. 역시나 예상대로 차에서 내리시는 어르신들 얼굴을 보니 사진으로 보던 형수네 가족들이였다. 어머님도 내 사진을 보신적이 있는지 먼저 반갑게 맞이 해 주셨다. 굉장히 어색한 상횡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외국인이라 그런지, 오랜 친구를 만난 것 마냥 맞이해 주셔서 그런지 금새 어색함이 사라졌다. 그나저나 호칭이 애매해 어떻게 불러야 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어머님이 먼저 엉클유, 안트아나로 부르라고 해주셨다.
한국인이였다면, 단어선택을 어찌해야 할까 하며 고민의 고민을 하며 대화를 이어나갔을텐데, 아무래도 영어로 이야기 하다보니 그런 과정은 생략이 되었다. 내가 어휘가 풍부했다면 그런 고민을 했겠지만, 나의 영어 실력은 서바이벌 영어이기 때문에, 그저 의사표현을 하기 위해 아는 단어를 연결해 나가는 수준이다. 여튼 보자마자 무엇을 먹고 싶냐고 하시기에 인도네시아 음식을 경험해 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헀다. 그리고 차량을 타고 이동한 곳이 Bon Ami Restaurant. 레스토랑과 빵집을 같이 운영을 하는 곳이다.
레스토랑은 굉장히 크고 비싸보이는 곳이다. 절약쟁이 배낭족이기에 평소에 허름한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고랭들을 먹었기에 괜히 이곳이 낯설었다. 메뉴를 보니 평소에 내가 먹던 메뉴와는 달리 가격대가 조금 높다. 물론 한국의 직장인들이라면 인도네시아 물가를 고려할때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메뉴판은 인도네시아어로 설명이 되어 있다. 무엇이 먹고 싶냐고 질문을 하셨다. 인도네시아어도 모르고, 그렇게 먹어본 인도네시아 음식이 많지 않기에 사진만 보고 음식을 골랐다. 물론 어르신들에게 추천받은 음식 세가지 중 하나를 고른 것!! 그리고 덩달아 사이드 메뉴를 주문하셨다.
두리안을 먹을 줄 아냐고 하시기에, 10년전에 베트남에서 처음 먹어보고 그 뒤로는 안 먹어봤다고 이야기를 했다. 인도네시아에 왔다면 꼭 먹어봐야 한다며 두리안 빙수를 꼭 경험해봐야 한다고 이야기 하셨다. 거절할수도 없는 상황이여서 먹겠다고 했다. 대답은 먹겠다고 했지만, 조금 두려움이 앞섰다. 과일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두리안이 내게는 부탄가스 향이 나는 맛없는 과일로 인식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첫경험이 그리 반갑지 않던 녀석이다. 그럼에도 10년전의 경험이고, 지금은 또 여행을 하며 다양한 음식과 과일을 먹었으니,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하고 내 자신을 위로 했다.
본 요리보다 먼저 두리안 빙수가 나왔다. 두리안이 한가운데 올라와 있다. 두리안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일단 이녀석을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에 두리안부터 한입베어물었다. 그런데 두리안에서 부탄가스 향과 맛이 나는게 아니라 두리안 특유의 향과 단맛이 느껴졌다. 감탄하려는 찰나, 인니 이모님이 내 빙수그릇에 본인의 두리안을 올려주셨다. 자기는 평소에 자주먹으니 먹으라며 주신것이다. 덕분에 한조각 더 먹게 되었는데 마찬가지로 달콤하다. 사촌형수가 잘익은 두리안은 맛나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이녀석이 바로 그 잘익은 두리안인가 보다. 아니면 나이가 들어 내 입맛이 바뀌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10년전에 베트남에서 두리안을 먹을때 지금 내또래 되는 선배가 어찌나 잘 드시던지..그저 그 모습을 보며 신기해했는데, 지금 내가 그러고 있다. 😀
두리안을 먹고 감탄을 하고 있는데, 본 요리가 나왔다. 사진과는 달리 생각보다 양이 많이 들어 있었다. 다양한 인도네시아 음식들이 바나나잎 위에 올려져 있었다. 우리로 치면 가운데 밥을 두고 닭요리, 채소요리, 꼬치요리 등의 반찬을 둘레에 둔 격이다. 나에게 익숙한 향신료들을 사용해서 그런지 그렇게 역하게나 독특한 맛의 음식들은 없었다. 특히나 인상적이였던 것은 닭요리. 닭의 양념이 뭐랄까 양념게장과 같은 양념맛도 나고, 양념친킨과 같은 맛도 나는 것이 퍽이나 인상적이였다. 왠지 이 맛을 한국에서 장사를 해도 잘될 듯한 맛이다. 😀
식사를 하면서 여행과 관련해서 이야기도 하고, 미국의 가족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러다 내일은 드라이버와 다른 가족을 보낼테니 함께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또 한번 같이 식사를 하자고 제안하셨다. 식사만 제공해주시는 것만해도 영광인데, 수라바야 근교 구경을 하라며 차와 가족분을 보내주신다니 황송할 따름이다. 처음 보는 내게 가족과 같이 잘 챙겨 주셨다. 그리고 인제 여행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감에 있어 조금의 걱정을 이야기 하니 응원과 격려도 함께 주셨다. 오랜만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만난듯한 기분이다:)
이것저것 물건 사는 것을 도와드리고 내일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그리고 헤어졌다. 숙소로 돌아왔다. 수라야바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어제의 여독이 아직 남아있어 일단 쉬기로 했다. 쉬면서
사진 정리를 하고 글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니 벌써 저녁이 되었다. 숙소에만 있기 뭐하여 산책을 나갔다. 숙소 근처 강변 구경을 나섰다. 수라바야 첫날 숙소를 찾아오면서 강변에 꽃등이 설치되어 있던 것이 기억이 나 구경을 나갔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올때는 예뻐보였는데, 막상 나가보니 생각보다 이쁘지 않았다. 사진도 영 안담기니 재미가 없었다. 거기에 습한 기온에 또 땀이 나기 시작해 숙소로 돌아왔다. 좀 더 구경하고 싶긴 한데, 피곤도 하고, 습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아쉬운 밤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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