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토리이가 산속에 수놓은 후지미이나리 신사 |
● Fushimi Inari Taisha
▶ Japan, 〒612-0882 Kyōto-fu, Kyōto-shi, Fushimi-ku, Fukakusa Yabunouchichō, 68
▶ inari.jp
▶ +81 75-641-7331
애매한 날씨다. 더운 것 같기도 하면서 추운 것 같다. 이럴떄 옷을 챙겨입기가 정말이지 곤란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옷들로는 더욱 그렇다. 대부분 반팔에다가 통풍이 잘되는 기능성 긴팔이 전부인데, 이들을 입고 모로코에서 산 젤라바를 입자니 애매하고 안입자니 춥겠고 망설이는 와중에 진범이가 이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자기의 옷을 내주었다. 본인에게 조금 작은 옷이라고 해서 받아 입었는데 딱이다. 진범이가 나보다 키도 크고 하여 작다는 옷도 내게는 조금 클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맞았다.
그리고 출발 오늘은 조금 서둘러 움직였다. 오전엔 신사를 구경을 하고 오후에는 어제 방문했다 보지 못한 관현악 공연을 봐야하는 일정이여서였다. 우선적으로 방문한 곳은 후시미이나리 신사이다. 후지미이나리 신사는 24시간 무료입장이 가능한 곳이고 나름대로 볼거리가 많아 절약쟁이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무엇보다 죽기전에 꼭 가야하는 휴향지중 한곳으로 선정이 되어 더욱 그렇다. 교토에는 워낙 유명한 관광지가 많아 이곳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방문객들이 많았다. 아주 복잡한 정도는 아니였지만, 혼잡한 정도랄까..(별차이 없나;;;;;)
후시미이나리 신사가 있는 자리는 1300여년간 일본인들의 순례길이였다. 이나리산을 따라 단풍나무가 늘어선 아름다운 숲길에서 명상 등을 하며 정신수양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숲길을 좀더 일본스럽고 인상적인 풍경으로 만든 것이 바로 토리이길이다. 토리이는 쉽게 말해 신사 앞에 세워져 있는 기둥문이다. 이런 토리이가 후시미이나라 정문에 물론 세워져 있지만, 이 숲길을 따라 촘촘하게 산기슭부터 후시미이나리 신사까지 구불구불 세워져 있다. 붉은 주칠을 한 것이 멀리서 보면 붉은 지네가 기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게한다. 이 길만해도 약 4km에 이른다. 길을 따라 걸어올라가보면 고요한 연못과 작은 폭포 그리고 나름대로 질서정연하게 세워져 있는 묘지들을 만날 수 있다. 들어보니 이 토리이들은 대부분 일본의 회사들에서 세운 것이라고 한다. 이유가 한해 사업이 잘되게 해달라는 기원을 담아 세운 것인데, 마치 절을 세울떄 기왓장을 시주하면서 복을 기원하는 그런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곳에는 여우 동상을 만날 수 있다. 여우신이 이 신사를 지켜준다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여우 동상을 가만히 보면 턱받이 같이 생긴 붉은 목도리들을 모두 한결같이 하고 있었다. 무엇인가 하고 궁금해서 돌아가 검색을 해보니 붉은 목도리는 지장보살에게 둘러주는데, 지장보살이 어린이들의 신이여서 턱받이처럼 붉은 천을 둘러주는에 여우 동상도 그런 이유로 해주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어릴적 읽은 만화책에도 붉은 목도리를 한 여우가 오뎅장사를 하는게 나왔는데... 그 여우가 이 여우가 관련이 있나..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러고보니 어디서 많이 본 곳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구경을 하고 있는데, 진범이 일행이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 나온 곳이여서 더욱 이곳이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런 이유가 있어서 일까. 종종 추운날씨임에도 중간중간 기모노를 입고 구경나온 일본인 친구들이 종종 보였다. 불편해 보이는데, 젊은 친구들이 자주 입는 것을 보니 꼭 그런것은 아닌가보다. 모두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구경을 하고 나오는데 신사 한복판에서 교복을 입은 친구들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숙제를 하는 것일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나도 인터뷰를 해줘요!' 하는 얼굴로 옆에 서 있었는데, 내 미소를 보더니 그냥 지나친다. 일본인으로 생각해서 일까, 아니면 못생겨서 일까. 그냥 다가가 인터뷰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볼껄 그랬나 보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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