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연기로 감동을 준 택이.. |
● Comida Coreana Cali - UriMuri
▶ Carrera 53 #5b-09, Local 1, Cali, Valle del Cauca, Colombia
▶ +57 2 5136563
▶ https://www.facebook.com/cocinacoreana/?fref=ts
▶ Open 1730-1930pm
칼리에서의 두번째 날이다. 벌써 다음날은 칼리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날이다. 시간이 참 빠르다. 그나저나 내일이면 여행 중 맞이하는 두번째 생일이다. 여행 중에 맞는 생일은 생각보다 외롭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는게 무감각해지는 나이가 되었다고 해도, 외딴 곳에서 홀로 나와 있는 상황에서 생일을 보낸다는 것은 괜히 쓸쓸하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축하를 받으면 한국에서 받는 축하보다 더 감동이 된다. 작년에는 러시아에서 생일을 보냈다. 생일 당일에는 챙겨주셨던 우선교사님 가족에게 말씀을 드리기 뭐해 조용해 넘어가려 했는데, 다음날 귀염댕이 우샤샤가 어찌 생일인것을 알아차려 생일상을 차려 주셨다. 다시 생각을 하면 정말 선교사님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어김없이 아침일찍 일어나 심시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게임중독에 걸린 것일까. 도시를 건설하고 재난을 일으켜 파괴하고를 반복하고 있다. 여행나왔는데 어디 돌아다니는 것보다 이게 더 재밌다. 게임이 이렇게나 무섭다. 이런 내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택이가 모처럼 외식을 가자고 한다. 심지어 자기가 맛난 것을 사준다고 한다. 평소의 이녀석이라면 '집에서 무엇을 만들어 먹을까?'라며 메뉴 고민을 하자고 달려들 아이인데, 외식을 하자고 하니 뭔가 있었다. 눈치를 보아하니 내일이 내 생일이고, 이동하는 날이다보니 챙겨줄 타이밍이 애매해 오늘 챙겨주려는 모양이다.
택이 녀석의 서투른 연기임을 알면서도 속아주기로 했다. 슬슬 어기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정신을 찾았다. 그리고나니 택이가 우버를 부르라고 한다(택이 폰에 문제가 생겨 택이는 우버를 잡을 수 없었다). 어디를 가기에 우버까지 부르나 싶었지만, 묻지 않고 시키는대로 했다. 우버를 타고 이동을 하는데 생각보다 먼 거리를 이동을 했다. 어제 구경을 한곳과도 반대인 낯선 곳이였다. 이 녀석이 드디어 날 마피아에게 팔아넘기려나보다 생각도 들어 정신을 바짝차렸다.
그렇게 이동하여 도착한 곳은 '우리무리 한국문화원'이였다. 안그래도 몇일 전에 엄마가 해준 만두 먹고 싶다고 투덜댔는데, 택이가 그것을 기억하고 이곳에 데려온 것이다. 짜슥. 생일상을 차려주려고 하는 모습에도 감사했지만, 이렇게 한식을 대접을 해주다니 감동이다. 들어보니 택이가 이곳을 섭외(?)하는데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나가기 위해 정비를 하는 사이에 전날 알아본 이 식당에 연락을 했는데 점심에는 식당운영을 안하고 저녁에만 한다고 했단다. 심지어 미역국도 메뉴에 없었다. 택이의 간절한 요청으로 사장님은 낮에 식당을 열고 미역국을 준비해 주셨다.
미역국과 만두로도 감사한데 평소에 자주 먹을 수 없었던 오징어 덮밥과 김밥을 주문했다. 괜히 부끄럽고 민망해 '이런 비싼 음식으로 거룩한 부담감을 주는 나쁜 녀석'이라고 택이에게 핀잔을 준다. 나눠내고 싶었지만, 택이가 극구 거절한다. 백원 천원을 아끼려고 숙소를 찾고, 조금이라도 저렴하고 양많은 음식을 찾아 헤메이고, 만원을 아끼려고 여행지를 조정하고, 십만원을 아끼려고 항공일정에 모든 일정을 맞추는 우리였기에 이 밥상이 얼마나 비싼 밥상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더욱 불편했다. 이렇게 서프라이즈 잔치 상을 해준것이 정말 감사하고 감동이지만..왠지 모르게 택이에게 부담이 된 것 같아 괜히 미안해졌다.
아프리카에서 중미 그리고 남미를 함께 근 4달간 함께 여행을 하면서 챙겨준 것 하나없고 내 고집을 피우며 다녔는데 이런 못난 친구를 위해 거금을 들여 생일잔치상을 차려주다니 정말 나쁘고 좋은 녀석이다. 그나저나 사장님의 음식 솜씨로 인해 택이의 서프라이즈 잔치상은 더욱 빛이 났다. 재미난 점은 택이가 야심차게 준비한 만두와 미역국도 맛이 좋았지만, 추가로 주문한 오징어 덮밥과 불고기 김밥이 압도적으로 맛있었던건 웃지못할 일이다. 다시 고맙다고 말을 전한다 똥깡아지 택아!
우리가 아는 한식은 나누라고 있는 레시피야. |
택이의 감동의 생일잔치상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그새 저녁메뉴 걱정을 했다. 사람으 본능이 이런가보다 여행이 길어지고 홈리스처럼 여행을 하다보니 다음 여행지 고민보다는 당장의 한끼 고민이 우선이다. 이야기를 해보다 어제 호스트 부부가 우리를 가이드 해줬으니 오늘은 우리가 저녁을 대접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정한 메뉴는 채소전과 제육볶음. 과테말라에서 바이올렛 가족들에게도 호평을 받은(?) 메뉴들이기에 호스트들에게도 부담없을 메뉴일 것 같아서 이것으로 정했다.
다행히도 택이의 제육볶음과 나의 채소전은 호스트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호스트부부가 택이의 제육이 조금 매워 눈물을 흘리며 먹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지만 다들 좋아라 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이들이 먹는 고추가 더 매운거 같던데....제육이 맵다니..먹기싫어 한 연기려나:D 한국에서 혼자 생활을 해보면서, 장기간 여행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한식 레시피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를 다른사람들과 나누고 공유할때 매번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다른나라에서 난 재료로 우리 음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묘한 재미다. 역시 음식교재는 신선하고 재미난 재료를 가지고 좋은 사람들과 생소하면서도 익숙한 음식을 나누는 것이 큰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음식이야말로 오감을 즐겁게 해주는 또하나의 대화법이니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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