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모나리자를 만날 수 있는 곳 Botero Museo |
● Botero Museo
▶ Cl. 11 #4-41, Bogotá, Colombia
▶ +57 1 3431316
▶ Open : sunday 0900am-1900pm
주말에 팬팔 친구 나니스를 만나려고 했으나, 나니스가 급작스럽게 가족들과 스케쥴을 잡히는 바람에 친구를 만날 수 없었다. 화가나고 짜증이 날 법한 상황이였지만, 중미에서의 여독으로 인해 그럴 힘도 없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될지 몰랐다. 체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일정도 많이 딜레이가 되었고, 막상 동네를 구경하려고 이곳저곳을 조사하니 월요일이다 보니 많은 곳이 휴관이였다.
더욱이 조만간 보고타에 교황이 오기로 예정이 되어 있어서 온 보고타 시내가 교황 맞을 준비에 정신이 없어 관광객들에게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였다. 그런 와중에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블로그를 통해 할게된 수빈양이 Botero Museo를 추천을 해, 그곳을 가보기로 했다. Botero Museo박물관은 무료이기도 하고, 월요일에 열리는 몇 안되는 박물관이기에 택했다.
Botero Museo의 큰 특징은 덩치가 큰 모델들이 그려진 그림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 작품들 모두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Angulo)가 만든 작품이다. 콜롬비아에서 태어났지만 그는 미술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로 넘어간 뒤 콜롬비아보다 훨씬 오래 그곳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그가 르네상스 거장들에게 매료되어 그들의 작품을 재해석 하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작품이 뚱뚱한 모습의 보테로의 모나리자이다.
보테로의 작품을 보면 괜히 마음이 평안해진다. 대부분 미술 작품들을 보면 그려진 남성 모델이나 여성모델 모두 한결같이 잘생기고, 몸도 잘빠진 그런 모델들을 그려 그림 속 모델에게 괜한 시기심과 질투심을 느낀다. 그런데 보테로의 작품들의 모델들을 볼때 편안함을 넘어 동정심이 들기도 한다. 8등신 몸매가 아니라 5등신 아니 4등신정도 될까하는 키의 모델. 누구보다 포환 던지기를 잘할 것만 같은 우람한 어깨와 다들 한라봉 하나씩은 달고 있는 듯한 달덩이 같은 머리 그리고 목은 어디갔는지 찾기 힘들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모두 이렇게 우람하고 건장한 몸을 가진 것은 마찬가지이다. 가슴이 있고 머리카락이 길어 여자이구나 생각이 들뿐이다. 영혼없는 무표정과 감동을 주지않는 얼굴, 공허하게 응시하는 눈은 보테로가 그려내는 인물의 특징이다. 보태로는 이탈리아 유학시절 르네상스 화가들의 만든 풍만한 신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 이런 작품들이다. 그는 양감을 극대화 시켰는데 이는 빛과 그림자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형태와 색에 초점을 두었다. 이 안에서 보테로는 자기만의 미술 세계를 찾았고 단순히 뚱보를 그린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여튼 보테로의 의도가 어찌되었든, 이 작품을 보는 나에게로서는 그저 러버덕을 보는 것과 같고 동네 아주머니를 만나는 것과 같은 푸근함을 느낄 수 있어서 작품에 굉장히 호감이 간다. 그래서 작품을 보는 내내 그림자체가 주는 재미로 인해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다. 미술에 대해 전혀 모르는 무뇌한 이지만 괜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보테로 박물관 옆에는 화폐박물관이 있다. 콜롬비아 화폐의 역사를 그려주고 있는데 마치 대전에 있는 화폐박물관에 온 것 같은 구성이 였다. 이곳도 나름대로 흥미롭도 재미있는 곳이였다. 특히 인상이 깊은 것은 화폐와 관련 그림을 그린 전시관 이였는데, 화폐가 주는 폭력성에 대해 고발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돈이 가지는 가치와 그에 대한 폭력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없었기에, 작품들이 말하고 있는 메시지들은 내게 조금은 신선함을 가져다 줬다. 그리고 어디에나 있는(?) 현대미술관. 현대미술은 매번 볼때마다 이해하기가 어렵다. 일부러 이해하기는 것 자체가 난해한 이 곳. 역시나 '어쩜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하면서 그저 흥미로울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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